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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글쓰기

한글 국뽕에서 깨어나자

by 독거성자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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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이 사용하는 문자의 날을 국가적인 기념일로 제정하고 기리는 나라다.

우리나라만큼 자국문자를 자랑스러워하는 나라도 없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그 어떤 나라도 이렇게 문자 자체를 자랑하지 않는다.

아 물론 예외는 있다. 중국은 문자의 나라답게 한자 자랑을 물과 공기처럼 여긴다.

중국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나라도 문자 그 자체만을 가지고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

특히 서구권에서 국가와 민족을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쓰는 로마자 알파벳은 

문자로서 너무나 기초적인 수단에 불과하고 그 역사,기원을 따진다는게 너무 오래되고 복잡하여

의미가 없기 떄문에 문자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개념 자체가 없다.

 

중국이 쓰는 한자는 논외로 하고

한글만 보면 창제자가 조선 세종대왕으로 그 역사적 기원이 명확하고

그 증거물인 훈민정음 해례본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족보를 가진 명실상부한 한국의 범용 문자다.

한글은 서구 언어학자들이 극찬하듯이 문자로서 탁월한 우수함을 지녔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니 생략한다.

그런데 서양 언어,문자학자들의 극찬은 듣기에는 좋지만 그게 과연 사실이라면

한글은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할 수 있는데 정말 그럴까?

한국인들은 선진국에서 뭐라고 한국의 어떤 것을 칭찬하면 아무런 의심없이

무비판적으로 환영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이는 한국의 유교전통의식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여 말하는 언어습관과 사대주의 전통이 집단무의식에 남아서 그런지

자국인들끼리 자화자찬하면 가볍게 여기면서도

선진외국에서 칭찬하면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가장 합리적인 문자, 알파벳의 꿈 등 정말 최고의 칭찬을 서구학자들이 했다는

말을 사실은 직접 확인한 바는 없고 그렇다더라는 국뽕 정보를 흔히 접한다.

한글날만 되면 어김없이 외국학자들의 한글 칭찬 기록을 들고나와 전국민이

국뽕에 빠지도록 언론플레이를 한다. 누구도 검증하려들지 않는다.

이렇게 알파벳이 사실상 전세계 범용문자로 쓰이고 영어가 현실적으로

국제공용어로 쓰이는 현실에서 한글 국뽕에 대해 한치의 비판적 의식도 없다는 건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게 훌륭한 문자고 세상의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고 서양학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문자면 왜 영어의 알파벳을 대신하지 못할까 라는 생각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기에

내가 거론하는 바다.

한글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한국어를 받아적기위한 문자다.

즉 한글은 대한민국 내수용 문자일 뿐이지 한글 국뽕러들이 외치듯이 그렇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알파벳의 대항마가 될만한 글로벌 문자가 아니다.

 

서양인들의 극찬 국뽕을 제거하고 있는그대로 한글을 보라.

그리고 알파벳 발음을  한글로 받아적어보라.

그러면 요새는 초등학생부터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초딩 이상의 모든 한국인이라면 알파벳을 한글로 적어서 읽어보면

실제 알파벳 발음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F와 P, B와 V , L과 R은 한국어나 한글이나 전혀 구분해서 쓰지 않는다.

한국어에서는 그나마 영어의 영향으로 구별해 발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글로 쓸때는 전혀 구별하지 않는다. 못한다기보다 안한다.

F,P = ㅍ  B,V=ㅂ  L,R=ㄹ

로 표기한다.

 

그런데 F와 P는 서양언어권에서는 절대로 혼동할 수 없는 엄연히 다른 발음이고 문자다.

이것을 혼동하는 서양인은 정상인이라면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한국인이 바지와 보지의 발음을 혼동할 리 없듯이

서양인들은 Fighting를 Fighting라고 하지 화이팅라고 하지 않는다.

 

B,V/L,R 도엄연히 다르고 이밖에도 수많은 한글표기가 제대로 안되는 알파벳 발음이

수두룩하다.

어족이 너무 달라서 그렇다고 하면 그럼 동아시아에서는 백프로 통할까?

확실히 서양어권에서는 안먹혀도 동양어권에서 한글로 언어표기가 한결 근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도 엄밀히 따지자면 자국문자나 범용문자인 로마자 알파벳을 대체할 만큼

한글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도입했지만 이런 소수민족 말고 일정 규모 이상의

국가단위에서 자국문자나 로만 알파벳을 대체해서 한글을 쓰려는 나라는 없다.

단지 한글의 우수함을 알리고자 하는 한국인들이 소수민족국가에 전파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물론 한글을 소외된 사람들에게 알파벳 대신 수출하는것은 숭고한 뜻이다.

그러나 정말 한글이 우수해서 그런가는 다소 의문이다.

 

 

가장 가까운 옆나라 일본에서는 당연히 자국문자인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쓰는데

일본어 정도는 한글로 100%커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사건을 보면 당시 학살자들이 조선인을 색출할때 쓴 방법이

일본어의 '츠'발음을 해보게 시켜서 잘못하면 죽였다고 한다.

바로 이 츠 발음이 한글로는 그냥 츠지만 일본어의 츠발음을 들어보면

한글 '츠'와는 사실 다른 발음이며 이것도 일본인 입장에서는 분명히 다르게 들린다.

한글 창제의 목적은 대중교화도 있지만 당시 문명의 주 수입국이었던 명,청의

발음을 받아적는 것도 있어서 중국어는 상당히 표기하기 수월하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어의 경우도 성조는 따로 표기를 해줘야 하므로

우리가 평소 쓰는 한글로는 부족하다.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글은 한국어를 위한 문자이지 외국어를 위한 문자가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글 국뽕에 심취해서 한글에 대한 비판을 전혀 하지 않는다.

물론 한국어 전용문자로서 한글은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한글 국뽕의 대부분은 한글을 한국어를 뛰어넘는 글로벌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하는 데에 있다.

범용한글은 결코 글로벌 문자가 아니다.

알파벳은 오랜 세월 전지구를 돌면서 발음 표기를 연구해 왔기에 

알파벳 발음 자체로는 한계가 많아도 글로벌 발음표기 문자로서는 한글보다 한참 선배다.

 

한글이 알파벳이 놓치고 있는 발음을 적을 수 있고 무엇보다 발음가와 문자가 1:1 대응하기에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문자습득력을 갖춘 것은 자랑스러워할 만 하다.

 

그러나 알파벳을 대체할만큼 발음표기가 완벽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국어,영어 등과 비교해서 한글이 표기할 수 있는 글자가 훨씬 많다고 자랑하는데

사실 그렇게 한자,알파벳보다 훨씬 많은 소리를 적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의 거의 대부분이

궰,깏,섪,웫,궰   .... 

이런 아무 의미없는 글자들이다.

 

실제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의 발음과는 동떨어진 오직 한국어에서만 발음가능한

아무 의미없는 소리 받아적기만 수천자가 가능하다.

정작 영어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F,P /  L,R/  B,V  등은 전혀 분별해서 표기하지 못하면서

아무 의미없는 소리글자만 수천자가 있다한들 이게 왜 자랑이겠는가?

 

이렇게 비판했지만 나는 사실 한글은 미래에 알파벳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는 우수한 문자라고 생각한다.

사라진 훈민정음 4글자를 복원하면 훨씬 발음 표기 잠재력이 커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알파벳, 서양언어를 모두 커버하기는 무리다.

그럼에도 알파벳이 전세계 언어 발음을 표기하듯이

한글도 개량해서 쓰면 전세계 언어 발음표기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어에 없지만 다른 언어에 있는 발음가에 대한 표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규칙을 정하고 연구를 한다면 한글이 글로벌 문자가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한글 글로벌화에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한국인들이 관심도 없고 인정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없는 발음을 뭐하러 왜 표기하려 하느냐? 그냥 알파벳 쓰면 될걸 왜 한글로 그걸 써야 하느냐는 반문을 한다.

그러면 한글 국뽕을 싹 없애야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열심히 한글 국뽕에 빠져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글로벌 시대에 내수에 만족하는 한글은 한글의 정신에 맞지 않다고 본다.

그 옛날 세종대왕이 한자에 막혀 언어사용이 답답한 중생들을 위해 한글을 창제했듯이

알파벳으로 막히는 전세계 언어를 위해 한글이 글로벌문자의 사명을 짊어진다는 것은 세종대왕의 창제정신에 부합한다.

 

그러니 국뽕에만 취해서 아무런 생각없이 자랑만 하지 말고

서양인들의 립서비스에 속지 말라.

 

서양인들이 속이려고 한건 아니지만 그들의 립서비스를 무비판적으로 여기니까

한글 글로벌화가요원한 것이다.

케이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만 들으면 한글이 완벽한거 같지만

그들의 솔직한 생각에서는 F와 P조차 표기구분이 안되는 한글은 그들 입장에서 쓰기에는

사실 엉터리가 아닐 수 없다.

 

개인적인 제안으로 가장 심각한 알파벳 한글 표기의 구멍인 F의 경우 F의 음가를 한글의 ㅋ를 좌우반전시켜서

F로 하는게 어떨까 싶다. 즉 F를 그대로 가져와 F로 쓰는 것이다. 실제 예능 방송에서 F를 자음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한글의 ㅋ을 그대로 뒤집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F를 그대로 커버하기에 좋다고 본다.

 

그러니 한글 국뽕에서 깨어나자.

더불어 한글 글로벌화를 지지한다면 한글의 세계언어 표기방법에 대한 개량, 연구개발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응원, 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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