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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글쓰기

배려라는 이름의 강요

by 독거성자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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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면 어딜가나 핑크색으로 눈에 띄게 구별한 임산부 배려석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임산부 배려석에 앉는 임산부를 나는 지금까지 단 1명도 본 적이 없다.

물론 이 소위 교통약자석 개념으로 임산부 배려석을 만들 당시

서울시의 대의명분은 배가 부르지 않은 초기 임산부에 대한 배려다.

그래서 육안으로 구별되지 않은 임산부들을 배려해서 상시적으로 전철 한냥에는

몇개씩이나 임산부 배려석이 고정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임산부배려석은 참으로 헛짓거리가 아닐 수 없는 것이

이미 전철 좌석의 구조는 고정적으로 노약자석으로 임산부를 배려하고 있다.

노약자석도 최근에 생긴 개념이지만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왜냐면 사람은 누구나 늙기 마련이고 한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사회로 치닫고 있는 사회이므로

노약자석은 노화를 피할 수 없는 대중에 대한 배려로 이해하는게 맞다.

 

그런데 임산부배려석은 참으로 공간낭비인 것이

실제로 임산부배려석을 이용하는 임산부도 찾아보기 극히 드물뿐만 아니라

초기임신부가 이용한다쳐도

전철칸에서 임산부 배려석을 피해서 앉지 않는 여성들이 대부분이며

앉는 사람은 전혀 임산부로 보이지 않는 일반여성이 전부다.

남자는 임산부배려석에 앉지 못하도록 해놔서 거의 앉지 않는다.

 

그러면 사실상 여성전용석이란 이야긴데 차라리 여성전용석이면

그것도 참을 수 있다. 어차피 임신초기라고 우기면 가임기 여성 누구나

앉을 명분이 있으니까.

문제는 여성들도 안지 않고 남성들도 앉지 않는데

좌석수보다 많은 사람이 전철을 타는 경우 쓸데없이 자리를 비워두게 되는

공간낭비가 매일매일 모든 전철 좌석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나는 지금까지 서울에 20년 넘게 살면서 전철을 이용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임산부를 본 기억이 지금까지 딱 1명, 그것도 이글을 쓰기 이틀전에 처음 봤다.

 

그정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임산부는 찾아보기 드물다.

그럼에도 어찌하여 전철에선 임산부배려석이 고정적으로 지정되어있고

아무리 혼잡하게 사람이 많을 때도 왜 임산부배려석은 텅텅 비워둬야 하는가?

실제로 사람들이 이 핑크색 구별에 신경이 쓰이는지 여성배려석을 비워두고

서서 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데 사람이 적을 때는 그나마 참겠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앉아서 가고 싶어도 그 자리를 비워둬야 하는

분위기에 짓눌려 앉지 못하고 서서 가야 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짜증이 나는데

이게 나만 그렇겠는가?

 

왜 혼잡함이 일상인 출퇴근 전철역에서 임산부 배려석은 비워둬야 하는가?

 

왜 배려라는 이름으로 불편을 강요하는가?

 

노약자석이 곧 임산부배려석이기도 한데 왜 쓸데없이 임산부배려석을 따로 지정하는가?

 

공간낭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임산부배려석 때려치워라.

지구 최저의 저출산 사회에서 무슨놈의 임산부 배려석이란 말인가?

노약자석으로 충분한데 왜 자꾸 약자를 배려한답시고

쓸데없는 불편을 대중에게 강요하는가?

 

대중들의 자발적 양심으로 자리를 양보하는게 낫지

왜 처음부터 자리를 비우게 하고 혼잡한 공간에 텅빈 공간을 만드는 비효율을

일삼는가?

 

대중들은 이런 불편강요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약자배려석이라는 아름다음 이름에 짓눌려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공간낭비에 동의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와 전철담당자들은 임산부배려석 지정을 폐지해야 마땅하다.

 

대중의 자발적인 양보와 기존의 노약자석으로 충분한 임산부에 대한 배려를

불편강요석로 지정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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