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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87 화사첨족/화서지몽/화이부동/화중지병

by 독거성자 202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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畵    蛇    添    足

그림 화  뱀 사     더할 첨    발 족

화사첨족: 뱀을 그리고 발을 붙이다: 쓸데없이 덧붙여 일을 그르침: 사족

 

楚나라의 재상 소양이 衛나라를 친 뒤 다시 齊나라를 치려 하자 초조해진 제나라 왕은 秦나라 세객說客 진진에게 이를 말려 줄 것을 부탁했다. 소양을 찾아간 진진이 말했다. "어느 집 하인들이 술 한 잔을 얻었습니다. 그들은 땅 위에 뱀을 가장 먼저 그린 사람이 혼자서 술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한 사람이 뱀을 제일 먼저 그렸지만 자기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뱀 그림에 발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뱀 그림을 완성한 뒤 술잔을 빼앗으며 '뱀에 무슨 발이 있단 말인가? 자넨 실격일세' 하고 말한 뒤 다 마셔 버렸습니다. 공께서는 이미 최고 벼슬에 올라 계신데 다시 제나라를 친다 한들 더 얻을 것이 무엇입니까? 또 만일 제나라와의 사움에서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뱀에 발을 그려 넣었다가 술잔을 뺴앗긴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소양은 옳은 말이라 여겨 순순히 군대를 거두었다.

 - 전국책 제책 -

 

華    胥    之    夢

빛날 화   서로 서  어조사 지   꿈 몽

화서지몽: 화서국에서 노니는 꿈: 무심코 꾼 꿈에서 큰 뜻을 깨달음

 

중국 전설상의 임금이자 최초의 聖天子로 알려진 黃帝는 올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몸과 마음이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모든 일을 제쳐 놓고 물러나 석 달 동안 쉬던 황제는 어느 날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태고 시절의 임금인 화서씨의 나라華胥之國에 놀러 갔다. 그곳은 통치자도 없고 신분의 상하도, 나이의 권위도 없는 이상적인 나라였다. 그곳 백성들은 욕심과 애증도 없이 모든 것이 초월한 자연 그대로였다. 꿈에서 깨어난 황제는 확연하게 깨달은 바가 있어 신하들을 불러 모은 뒤 "지극한 도는 감정에 의해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짐은 오늘에야 비로소 깨달았소" 하고 말했다. 그 후 황제는 도에 따라 나라를 다스렸고 천하는 화서씨의 나라와 같이 잘 통치되었다고 한다.

  - 열자 황제편 -

 

和    而    不    同

화할 화  말이을 이  아니 부   같을 동

화이부동: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군자는 화합하되 同하지 아니하고君子和而不同, 소인은 同하되 화합하지 아니한다" 라는 말에서 비롯한 말이다. 여기서 和는 조화를 이루어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것,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존의 원리를 말하며, 同은 뚜렷한 주관 없이 상대방에게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과 생각과 이념이 같지는 않지만 화합하는 게 군자의 도리이며, 반대로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는 소인이 취하는 의미다. 또 다른 사람과 화합하는 것과,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는 것은 다른 일이며, 오직 군자만이 이 두가지를 구분해 행동할 수 있다고 공자는 가르치고 있다.

 - 논어 자로편 -

 

畵    中    之    餠

그림 화   가운데   어조사 지    떡 병

화중지병: 그림의 떡

 

삼국 시대 魏나라의 명제 조예는 유능하고 착실한 인물들을 좋아했고 명성에 의존하는 자들을 극히 미워했다. 그는 후한 말기의 중신 노식의 아들로, 학식이 높고 덕행으로 명성이 높은 노육을 중서랑으로 기용했다. 조예는 노육에게 "나라에서 인재를 얻고 못 얻음은 그대에게 달렸다. 관리를 임용할 때에는 명성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명성은 땅에 그린 떡과 같아서 쓸모가 없는 것이다." 라고 했다.그러자 노육은 "명성만으로 뛰어난 인물을 얻을 수는 없지만 떳떳한 선비는 얻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가르침을 두려워하고 선함을 그리워해 명성을 얻은 것이므로 굳이 배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험 제도가 폐지된 지금은 허와 실을 가리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시험을 토해 그들의 재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명제는 노육의 말을 듣고 과거제도를 부활시켰다.  - 삼국지 노육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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