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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86 호접지몽/홍곡지지/홍일점/화광동진

by 독거성자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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胡    蝶    之    夢

오랑캐 호  나비 접  어조사 지   꿈 몽

호접지몽: 나비꿈: 물아일체의 경지

 

어느 날 장자가 꿈을 꾸었다. 그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다. 기분 내키는 대로 날아다니면서도 자신이 장주莊周인 줄은 알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깨어보니 자기는 분명 변함없는 장주였다. 그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인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속에서 내가 된 꿈을 꾼 것인가? 알지 못하겠구나. 하지만 사람인 나와 나비 사이에는 틀림없이 구별이 있을 것이니, 이것을 가리켜 사물의 변화인 물화物化라 한다."

 오늘날 胡蝶夢 또는 胡蝶之夢은 물아일체의 경지 또는 인생의 덧없음을 이르고 있다. 그리고 物化도 사물의 변화, 만물의 끝없은 流轉을 의미하는 말로 많이 쓰이고 있다.

 

鴻    鵠    之    志

큰기러기 홍  고니 곡 어조사 지  뜻 지

홍곡지지: 기러기와 고니의 뜻: 영웅 호걸의 원대한 꿈

 

秦나라 시황제가 죽은 뒤 호해가 2세 황제로 있을 때였다. 하남성 양무현에 사는 진승은 집안이 어려워 어려서부터 부잣집에서 날품팔이를 했다. 어느 날 그는 밭을 매다가 나라의 학정과 백성들의 비참한 모습을 생각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괭이를 내던진 그는 동료들에게 말했다. "우리 앞으로 출세하더라도 서로 잊지 않도록 하세." 그러자 주위의 사람들은 "품팔이로 고용 당해 살고 있는 주제에 무슨 출세를 논한단 말이냐?" 하고 비웃었다.

그러자 진승은 탄식하며 말했다.

 "제비나 참새가 어찌 기러기나 고니의 큰 뜻을 알 것인가!" 

훗날 진승은 폭정에 맞서 중국 역사상 최초의 농민 봉기를 일으켰다. 그의 봉기는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진왕조를 무너뜨리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 사기 진섭세가 -

 

紅    一    點

붉을 홍  한 일   점 점

홍일점: 여러 남자들 가운데 여자 한 명: 여럿 중에서 눈에 띄는 한 가지.

 

宋代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문학가였던 왕안석의 석류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모두가 푸른빛 일색인 가운데 단 하나의 붉은 빛 萬綠叢中紅一點

 사람들의 마음에 봄의 정취를 일으키는 데는 꼭 그것이 많이 필요는 없으리라動人春色不須多

 

가득한 녹색 속에 홀로 붉게 핀 한 송이 석륰꽃의 아름다움이 봄철에 제일이라고 칭찬하고 있다. 당송 팔대가 중 한 사람인 왕안석은 어려서부터 시문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같은 고향 출신인 증공의 소개로 구양수에게 작품을 보여 진사에 급제했다. 그는 초기에는 지방관을 두루 역임하다가 모친상을 당하자 복상腹喪을 이유로 하여 수년 동안 강녕에서 지냈다. 그 후 신종이 즉위하면서 그의 식견에 감탄한 나머지 불러 요직에 앉혔다.

  - 만록총중, 만록지두 -

 

和    光    同    塵

화할 화  빛 광    같을 동    먼지 진

화광동진: 빛을 부드럽게 해 속세의 먼지와 같이 함: 자기 재주를 드러내지 않고 속인들과 어울려 지내며 참된 자아를 보임

 

노자 56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알지 못한다. 그 통하는 곳을 막고, 그 문을 닫으며, 날카로운 기운을 꺽고, 혼란함을 풀며, 빛을 부드럽게 해和其光 속세의 티끌과 같이 하니同其塵 이를 가리켜 玄同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친한 것도 없고, 소원한 것도 없다. 이롭게 하지도 않으며, 해롭게 하지도 않는다. 귀하게 하지도 않으며, 천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럼으로써 천하에서 가장 귀한 것이 되는 것이다."

和光同塵이란 자기의 높은 도덕적 품성과 재능을 완화시켜 겉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후에는 불교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오염된 세상 속에 섞여서 사람들을 동화시킨다는 의미를 갖는다.

 - 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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