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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83 한단지보/한우충동/함구무언/합종연횡

by 독거성자 2021.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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邯    鄲    之    步

땅이름 한 땅이름 단  어조사 지   걸을 보

한단지보: 한단 사람들의 걸음걸이: 자기 본분을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

 

전국 시대 趙나라의 사상가 공손룡은 자신의 학문이 최고라고 여기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魏나라의 공자 위모에게 장자의 道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푸념했다. 그러자 장자의 선배인 위모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자네 혹시 燕나라 수릉의 젊은이가 걸음걸이를 배우기 위해 趙나라 서울인 邯鄲에 간 이야기를 알고 있는가? 아직 자기 나라의 걸음걸이에도 익숙하지 못했던 그 젊은이는 한단에 갔다가 원래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 엉금엉금 기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네. 자네 역시 지금 당장 가지 않는다면 자네의 방법과 본분마저 잃어버리고 말 것이야."

 이 말을 들은 공손룡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재빨리 도망치고 말았다.

 - 장자 추수편 -

 

汗    牛    充    棟

땀 한   소 우      가득할 충    마룻대 동

한우충동: 소가 땀을 흘리고 마룻대가 가득찰 정도로 많은 책

 

당나라의 문장가 유종원이 쓴 육문통선생묘표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가 春秋를 지은지 1500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이 책을 읽고 주석을 달고 의논을 한 사람은 수천 명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은 말로 서로 공격하고 숨은 일까지 들춰내기 바쁜데, 그들이 지은 책을 집에 쌓으면 집이 대들보까지 가득 차고, 수레에 싣고 옮기려 하면 소나 말이 땀을 흘릴 정도다汗牛充棟. 공자의 뜻에 맞는 책은 숨겨지고, 오히려 어긋나는 책들이 세상에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들을 보고 공부한 후세의 학자들이 늙고 기운이 다하도록 그 근본을 얻기 어렵다."

 즉 원래 汗牛充棟이란 말의 의미는 공자가 지은 책의 본래의 의도는 파악하지 못하고 자의적인 해석과 주장만을 담은 엉터리 책들이 너무 많음을 개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책이 많음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 유종원의 육문통선생묘표 -

 

緘    口    無    言

봉할 함   입 구    없을 무    말씀 언

함구무언: 입을 다문 채 말이 없음 : 명확한 대답을 피하는 태도

 

사람들은 침묵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오래된 경구는 '침묵은 금이다' 고 가르치고 있고, '인간은 말하는 것을 인간으로부터 배우고, 신들로부터 침묵을 배웠다' 는 말도 있다. 그리스의 서정시인 시모니데스는 "말해서 후회하는 적은 자주 있어도 침묵을 지켜서 후회하는 일은 절대 없다" 고 했다. 이런 명언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소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는 말을 자주 쓴다. 다 쓸데없는 요설饒舌이나 혀놀림의 폐해를 염려한 말이다. 말은 한 번 잘못 나오면 다시 담을 수 없다. 잘못된 말로 자신을 상하게 하거나 얕은 실력의 바닥을 드러낼 바에는 차라리 침묵의 미학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뜻이니 깊게 새겨둘 필요가 있다.

 - 여씨 춘추 불구론 자지편 -

 

合    縱    連    橫 

합할 합   세로 종   이을 연   가로 횡

합종연횡: 세로로 합치고 가로로 잇는다: 약한 나라끼리 합쳐서 강대국에 대항하는 외교전술

 

BC 4세기 말에 접어들면서 秦이 최강국으로 등장, 진의 국위는 列國을 위협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동방에 있던 燕, 趙, 魏, 齊, 韓, 楚 등 6국은 종적으로 연합하여 서방의 진에 대항하는 동맹을 맺었다. 이를 合縱이라 하며, 합종책을 주도한 사람은 소진이었다.

 그 뒤 진은 6국의 對秦同盟을 깨는 데 주력해 위나라 사람 장의로 하여금 6국을 설득하여 진과 6국이 개별적으로 橫적인 평화조약을 맺도록 했다. 이것을 連橫이라 한다. 이것으로 진은 6국 사이의 동맹을 와해시키는 데 성공하고 이들을 차례로 멸망시켜 중원을 통일했다. 장의, 소진을 비롯하여 소대, 진진 등 전국 시대에 활약한 외교전술가들을 縱橫家라고 부른다. '전국책'은 이러한 종횡가의 책략을 모은 것이다.

 - 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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