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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77 치인설몽/칠신탄탄/침소봉대/침어락안

by 독거성자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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痴    人     說    夢

어리석을 치  사람 인   말씀 설    꿈 몽

치인설몽: 어리석은 사람에 꿈을 설명함: 바보를 상대로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엇음

 

唐나라 때 서역의 고승 승가가 안휘성安徽省 근처를 지날 때였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다何國人. 

승가는 "하국사람이오何國人." 하고 대답했다. 그 사람이 다시 "당신의 성은 무엇입니까?何姓" 하고 묻자

승가는 "하씨입니다姓何." 하고 대답했다. 물론 승가는 장난 삼아 한 대답이었다. 그런데 후에 승가가 죽은 뒤

비문을 쓰게 된 서도가 이옹李邕은 이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대사의 성은 何氏이고 하나라 사람이다何國人' 라고 썼다.

이에 대해 남송 시대의 승 석혜홍은 자신의 저서 '냉재야화' 권9에서 "이는 곧 어리석은 사람에 꿈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痴人說夢. 이옹은 결국 꿈을 진실로 믿고 말았으니 어리석은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고 했다.

 - 냉재야화 권9 -

 

漆    身    呑    炭

옻 칠    몸 신       삼킬 탄     숯 탄

칠신탄탄: 몸에 옻칠을 하고 숯을 삼킨다: 복수를 위해 고난을 참고 견딤

 

춘추 시대 말기 晉나라 공경들의 패권 다툼 속에서 지백이 조양자에게 죽임을 당했다. 지백의 신하 예양은 조양자를 죽여 바원한을 풀어주겠노라고 맹세했다. 처음에 예양은 미장이로 변장해 조양자를 몰래 죽이려다가 붙잡혔다.

조양자가 자신을 해치려고 한 이유를 묻자 예양은 "내 주군은 나를 국사로 대접했소. 나도 국사로서 그에게 보답하고자 하오." 하고 대답했다. 충성심을 갸륵하게 여긴 조양자는 그를 풀어주었다. 하지만 예양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온몸에 옻칠을 해漆身 문둥이처럼 하고 숯을 삼켜呑炭 벙어리가 된 뒤 걸식하며 때를 기다렸다. 어느 날 조양자가 다리를 지나게 되자 그 밑에 숨어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말이 겁을 먹고 나가려 하지 않는 바람에 발각되고 말았다. 조양자는 더는 용서하지 않고 그를 죽이라고 명했다. 그러자 예양은 마지막 소원으로 조양자의 옷을 빌려 달라고 하고는 그 옷에 세 번 칼질을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사기 자객전 -

 

針    小    棒    大

바늘 침    작을 소   막대 봉     큰 대

침소봉대: 작은 바늘을 큰 몽둥이라고 하다: 작은 일을 크게 불리어 떠벌림

 

바늘처럼 작은 것에 관해 몽둥이처럼 크게 불려서 떠벌리는 일을 가리킨다. 주변에서 흔히 과장이 심한 사람을 볼 수 있다. 과장이 심한 사람은 내실이 없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과장을 잘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실행하는 일이 없다(이탈리아 속담)' 거나 '허풍선이 치고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없다(프랑스 속담)' 라는 말로 지나친 과장을 경계한다.

 針小棒大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켜서 흔히 허풍선이 또는 허풍쟁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손풍금처럼 생긴 풀무의 손잡이를 잡고 폈다 오므렸다 해 바람을 일으켜서 숯불을 피우는 허풍선虛風扇에서 비롯된 말이다. 허풍이란 쓸데없는 바람이란 뜻이니, 쓸데없고 실속 없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되어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沈    魚    落    雁

잠길 침   고기 어    떨어질 락    기러기 안

침어락안: 물고기가 물에 잠기고 기러기가 하늘에서 떨어질 만한 미모

 

빼어난 여인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말이다. 하지만 출전인 '장자' 제물론 에서의 용례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백성들은 소와 돼지고기를, 고라니와 사슴은 풀을, 올빼미나 까마귀는 쥐를 즐겨 먹는다. 이 세 가지 중 어떤 것이 바른 맛을 알겠는가? 원숭이는 추한 원숭이를 암컷으로 쭟고, 고라니는 사슴과 교미하며,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논다. 모장과 여희를 보면 사람들은 다 아름답게 생각한다. 하지만 물고기는 그들을 보면 깊이 들어가고, 새는 그들을 보면 높이 날고 사슴은 재빨리 도망가고 말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누가 천하의 바른 아름다움을 알겠는가? 내가 보건대 인의의 실마리와 시비의 길은 서로 뒤섞여 혼란할 따름이다. 그러니 어찌 구별할 수 있겠는가!"

즉 여기서는, 인간에게는 미인이라 해도 물고기와 새에게는 단지 두려운 존재일 뿐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 장자 제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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