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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72 지어지앙/진퇴양난/창업수성/창해일속

by 독거성자 2021.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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池    魚    之    殃

못 지    고기 어     어조사 지    재앙 앙

지어지앙: 연못 속 물고기의 재앙: 화가 엉뚱한 곳에 미침

 

 춘추전국 시대 宋나라에 사마 벼슬에 있던 환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천하의 진귀한 보석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죄를 지어 처벌을 받게 되자 보석을 가지고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그가 가진 보석 이야기를 듣고 욕심이 생긴 왕은 보석을 수중에 넣고 싶어했다. 왕은 환관들에게 환퇴를 찾아 보석을 감춰 둔 곳을 알아오라고 명했다. 환관이 어렵게 환퇴를 찾아가자 환퇴는 "그 보석은 내가 도망칠 때 이미 궁궐 앞 연못에 던져버렸소." 하고 대답했다.환관이 돌아와서 이 말을 전하자 왕은 사람들을 시켜 그물로 연못의 바닥을 훑게 했다. 보석이 나오지 않자 이번에는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도록 했다. 그러나 보석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물을 모두 퍼내는 바람에 애꿏은 물고기들만 말라죽고 말았다.  - 여씨춘추 필기편 -

 

進    退    兩    難

나아갈 진  물러날 퇴  두 량  어려울 난

진퇴양난: 나아가기도 물러나기도 어려움

 

속담에 뺴도 박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옛날 가구를 짤 때 쓰는 나무못이 잘못 박혔을 때, 빼고 싶어도 못머리가 없어서 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그대로 박아넣기도 어려워 어정쩡해진 상태를 의마하는 말이었다. 영어로는 이런 상황을 가리켜 딜레마(dilemma)라고 한다. 두 가지 중 그 어느 쪽을 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進退兩難의 처지인 셈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런 상황을 저서 '수필과 이삭 줍기'에서 재치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추운 겨울이 오자 추위에 떨던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가까이 다가가 온기를 나누려 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간 고슴도치들은 상대편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었다. 결국 두 마리 고슴도치는 가까이 다가가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지지도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수 밖에 없었다.

 

創    業    守    成

비로소 창  일 업    지킬 수   이룰 성

창업수성: 일을 시작하고 이룬 것을 지킴: 모든 일의 시작은 쉽지만 그것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음

 

唐 태종 이세민은 건국의 기초를 다져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주위의 많은 현신들과 함께 후세의 군왕이 치세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盛世를 이룩했다.

어느 날 태종은 신하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질문을 던졌다. "창업과 수성 중에 어느 쪽이 더 어렵겠소?" 그러자 태종과 함께 나라를 세우는 데 공이 많았던 우복야 방현령은 창업이 더 어렵다고 했고, 강직한 대부 위징은 일단 천하를 손에 넣은 뒤에는 마음이 안일해져 정사를 게을리하기 쉬우므로 수성이 더 어렵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말을 들은 태종은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이 다 옳소. 이제 창업의 어려움은 끝이 났소. 앞으로는 여러 공들과 함께 수성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할까 하오."

 - 당서 방현령전, 자치통감 -

 

滄    海    一    粟

큰 바다 창  바다 해  한 일    조 속

창해일속: 큰 바다 속 조 한톨: 아주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

 

소식의 적벽부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표현으로, 우주 속의 미미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무상함을 노래하고 있다.

 "이곳은 조조가 주유에게 곤욕을 치룬 곳이 아닌가? 그가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가 물결을 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었네. 술을 걸러서 강가에 가서 창을 비끼고 시를 읊으니 진실로 一世의 영웅일진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고 있네. 한 잎의 좁은 배를 타고서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고, 하루살이 삶을 天地에 의지하니 아득히 넓은 바다의 한 알의 좁쌀이구나滄海一粟. 우리네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장강의 끝없음을 부러워하네."

 - 소식의 적벽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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