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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69 정중지와/조강지처/조령모개/조삼모사

by 독거성자 2021.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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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    中    之    蛙

우물 정   가운데 중   어조사 지   개구리 와

정중지와: 우물안 개구리

 

후한의 명장 마원이 젊은 시절 新나라에서 외효의 부하로 있을 때였다. 당시 마원의 친구인 공손술은 나라를 세우고 황제를 칭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외효는 마원을 보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라고 했다.

 마원이 찾아가자 공손술은 무장한 군사들을 배치시켜 놓은 채 높은 자리에 앉아 거들먹거리는 자세로 그를 맞이하며 말했다. "옛우정을 생각해서 자네를 장군에 임명할까 하는데 어찌 생각하는가?" 

그가 천하를 도모할 인재가 못 된다고 생각한 마원은 돌아와 외효에게 "공손술은 좁은 蜀땅에서 으스대기만 하는 우물안 개구리井中之蛙였습니다.:" 하고 고했다. 그러자 외효는 공손술을 버리고 훗날 후한의 시조가 된 광무제와 제휴했다. 

 - 장자 추수편 -

 

糟    糠    之    妻

지게미 조   겨 강   어조사 지   아내 처

조강지처: 지게미와 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함께 고생한 아내: 함께 고생한 아내

 

후한 광무제의 누나 호양공주는 일찍이 과부가 되어 쓸쓸히 지내고 있었다. 이런 그녀를 딱하게 여긴 광무제는 공주를 불러 마음에 드는 신하가 있는지 의향을 떠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대사공 송홍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송홍은 이미 처가 있는 몸이었다. 후에 송홍이 입궐하자 광무제는 공주를 병풍 뒤에 숨게 한 뒤 그에게 "속담에 '신분이 귀해지면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꾼다'고 했는데 그것이 사람의 솔직한 심정이 아니겠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송홍은 "신이 듣기로는 '빈천할 때의 친구는 잊을 수 없고 조강지처糟糠之妻는 쫓아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광무제는 공주를 돌아보며 "일이 틀렸군요" 했다.

 - 후한서 송홍전 -

 

朝    令    暮    改

아침 조  명령 령    저물 모    고칠 개

조령모개: 아침에 내린 명령을 저녁에 고친다: 명령이나 일을 자주 뜯어 고쳐서 갈피를 잡기 어려움

 

전한 문제 때의 어사대부였던 조착은 논귀속소라는 제목의 상소문을 올려 백성들의 부역의 과중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다섯 명의 식구가 있는 농가에서는 부역이 과중해 이에 따르는 자가 두 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작해 수확할 수 있는 양도 기껏해야 백 섬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봄에 경작하고, 여름에 풀 뽑고, 가을에 수확해, 겨울에 저장하는 일 외에도 관청 수리나 부역에 불려나가는 등 하루도 쉴 날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일도 많습니다. 그리고 홍수나 가뭄의 재해를 당하게 되면 갑자기 세금이나 부역을 부과당합니다. 여기에는 일정한 때도 정해져 있지 않으니 아침에 영을 내리고 저녁에 고치는朝令暮改 셈입니다. 이 때문에 논밭과 집을 내놓고 아들과 손자를 팔아 빚을 갚는 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 사기 평준서 -

朝    三    暮    四

아침 조  석 삼      저물 모     넉 사

조삼모사: 아침엔 세 개 저녁엔 네 개: 간교한 꾀로 남을 속이고 농락함

 

춘추전국 시대 송나라에 저공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많은 수의 원숭이를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먹이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원숭이들에게 "앞으로는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의 수를 아침 세 개, 저녁 네 개朝三暮四로 제한하려고 하는데 어찌 생각하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원숭이들은 한결같이 화를 내면서 그 정도로는 배가 고파 견딜 수 없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하는 저공은 꾀를 내어 다시 이렇게 물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 세 개朝四暮三를 주는 것은 어떻겠느냐?" 그러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아침에 세 개와 저녁에 네 개나, 아침에 네 개와 저녁에 세 개 모두 전체 수량은 같다는 점에서, 어리석은 사람을 간사한 꾀로 속여 희롱함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 열자 황제편, 장자 제물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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