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65 일패도지/임갈굴절/자격지심/자두연기

by 독거성자 2021. 2. 10.
반응형

一    敗    塗    地

한 일    패할 패     더럽힐 도    땅 지

일패도지: 한 번 패해 땅에 몸이 떨어지다: 여지없이 패해 다시 일어서기 어려움

 

秦진나라 2세 황제 원년에 진승, 오광이 봉기했다. 패현의 현령이 진승에게 호응할 생각을 품자 부하인 소하와 조참은 반란에 가세하는 것보다 망산에서 산적 노릇을 하고 있는 유방과 농민의 무리의 힘을 빌리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현령은 찬성하고 유방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막상 농민의 무리를 보자 겁이 나 성문을 걸어 잠그고 유방의 진입을 막았다. 그러자 유방은 성 안 사람들의 봉기를 촉구하는 격문을 화살에 매어 쏘아 보냈다. 이에 백성들은 현령을 죽이고 유방을 맞은 뒤 새로운 현령이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자 유방은 "천하가 혼란하므로 역량있는 지도자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한 번 패배로 땅바닥에 몸이 으깨어지는 꼴一敗塗地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제 능력이 부족하니 다른 사람을 고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를 강력히 추대함으로써 유방은 결국 패현의 현령이 되어 한왕조 건설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臨    渴    掘    井

임할 임  목마를 갈   팔 굴    우물 정

임갈굴절: 목마른 자가 우물 판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 지내다가 일을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서두름

 

춘추 시대 魯노나라 소공이 齊나라로 도망쳐왔다. 제나라 경공은 그를 보고 "어쩌다가 이리 되었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소공은 진심으로 자신을 보좌할 충신은 없고 주변에 간신과 소인배만 많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말에 도리가 있다고 여긴 경공은 안자에게 소공이 노나라로 돌아가면 현군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안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후회가 많고, 불초한 자는 스스로 현명하다고 여깁니다. 대개 물에 빠진 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며, 길을 잃은 자는 방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진 후 수로를 찾고, 길을 잃고서야 길을 묻는 것은 갑작스런 국난을 당하고 난 뒤 병기를 만들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막힌 뒤 급히 우물을 파는 것과 같은 일이니, 아무리 빠른 방법을 쓴다고 한들 이미 때가 늦은 것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 안자춘추 -

 

自    激    之    心

스스로 자  부딪칠 격   어조사 지  마음 심

자격지심: 스스로 부딪치는 마음: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인 자괴지심自傀之心이나, 허물이나 결점이 있는 사람이 스스로 고깝게 여기는 마음이라는 뜻의 자곡지심自曲之心과 비슷한 뜻이다.

자신이 모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하는 것은 자기반성의 하나로,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반성을 통해 개인은 자신이 지닌 열등적인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인격이 형성되고 사회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반성도 너무 지나치면 장애가 될 수 있다. 개인심리학에서는 이를 열등 곰플렉스(interirity complex)라고 해, 자신의 열등적인 요소에 대한 억압이 너무 강해지면 과도한 우월심리와 욕망을 갖게 되고, 의욕을 억제할 수 없게 됨으로써 우울증 등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 습유기, 사기 제태공세가 -

 

煮    豆    燃    萁

삶을 자   콩 두      태울 연    콩깍지 기

자두연기: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다: 피를 나눈 형제가 서로 시기하고 다투는 형국

 

삼국지의 주인공 조조에게는 아들이 여럿 있었다. 이 가운데 셋째 아들인 조식은 천부적인 문재를 갖추어 조조의 사랑을 받았다. 성격이 활달하고 무에 능한 맏아들 조비 대신 조식에게 제위를 맡길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조비에게는 아우 조식에 대한 경계심과 미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조조가 죽은 후 제위는 결국 조비에게 돌아갔다.

 어느 날 조비는 조식을 불러 "일곱 자국을 걷는 동안 시를 한 편 지어 올리거라. 만일 그러하지 못하면 엄한 벌을 내리겠다." 라고 했다. 그러자 조식은 즉석에서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 콩이 솥 안에서 우는 구나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  서로 삶기를 어찌 이리 급하게 구는가" 하고 읊었다.

 콩깍지로 불을 펴 콩을 삶는다는 뜻의 '자두연기煮豆燃萁'는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피를 나눈 형제끼리 서로 이익을 위해 싸우는 비정함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 세설신어 문학편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