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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61 이심전심/인생조로/이율배반/일가지언

by 독거성자 202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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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    心     傳     心

써 이   마음 심   전할 전  마음 심

이심전심: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함: 마음끼리 통함

 

석가가 제자들을 영취산에 모아놓고 설법을 하고 있었다. 이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석가는 연꽃 한 송이를 집어든 뒤 말없이 손가락으로 약간 비틀어 보였다. 제자들은 석가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어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러나 가섭은 그 뜻을 깨닫고 빙긋이 웃었다. 그러자 석가가 가섭에게 말했다.

"나에게는 마음의 덕正法眼藏, 번뇌를 벗어나 진리에 도달하는 마음涅槃妙心, 변치 않는 진리實相無相, 진리를 깨치는 마음微妙法門, 그리고 마음으로 통하는 뜻不立文字 敎外別傳이 이ㅣㅆ다. 이것을 너에게 전하겠노라."

이렇게 석가는 제자 가섭에게 말이 아닌 마음으로以心傳心 불교의 진수를 전했다.

 - 오등회원, 전등록, 무문관, 육조단경 -

二    律    背    反

두 이    법 률      등 배    돌이킬 반

이율배반: 서로 대립해 양립하지 않는 두 명제: 명제들 사이에 생겨나는 모순

 

원래 철학 용어로, 그 자체로서는 옳은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는 각각의 명제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논리적 모순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엘레아 학파에서 아포리아라는 명칭으로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후에 칸트에 의해 널리 쓰이게 되었다. 칸트는 이율배반이라는 용어를 통해 순수이성이 형이상의 영역에서는 부적절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 했다. 또 이율배반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을 알고 이를 피하려면 인간의 이성에 의한 인식의 한계를 바르게 통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원래의 뜻과 상관 없이 모순 또는 역설(paradox)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人    生    朝    露

사람인  날 생     아침 조   이슬 로

인생조로: 인생은 아침이슬처럼 짧고 덧없음

 

한나라 무제 때의 무관 소무는 사절단을 이끌고 흉노의 땅에 들어갔다가 억류당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흉노의 우두머리 선우는 소무에게 항복하기를 권했지만, 소무는 끝내 뿌리치고 섬에 유폐되어 들쥐와 풀뿌리로 연명하는 쪽을 택했다. 어느 날 한나라의 이릉 장군이 그를 찾아왔다. 그는 소무가 떠난 다음해 흉노 정벌을 위해 출전했다가 참패한 후 흉노에 투항해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날은 소무에게 항복을 권유해 달라는 선우의 부탁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이릉은 소무에게 "이렇게 뜻을 굽히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겠소?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은 덧없는 것이라고 했소人生朝露. 이제 자신을 그만 괴롭히고 같이 갑시다." 하고 권했다. 그러나 소무는 단호히 거부했다. 죽어도 오랑캐에게 절조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소무는 그 후 19년 만에 한나라로 돌아왔다.

 - 한서 소무전 -

 

一    家    之    言

한 일    집 가   어조사 지  말씀 언

일가지언: 일가를 이룬 사람의 말: 권위있는 사람의 말이나 글

 

사마천은 궁형을 당한 치욕을 참고 불후의 명작 '사기'를 완성했다. 자신의 심혈을 쏟은 이 책에 대해 그는 서문인 태사공자서에 "빠진 것을 모으고 보충해 일가의 말一家之言을 이루었다." 고 씀으로써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또 한서 권 62 사마천전에 실린 보임안서에서도 "하늘과 사람의 관계를 연구하고 옛날과 지금의 변화에 통달해 일가의 말을 이루고자 했다." 라고 했다. 여기서 일가一家란 기존의 사상에 속하지 않는 자신만의 새로운 사상 체계를 의미한다. 이로부터 학문이나 예술 등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지나 체계를 이룬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 사기, 태사공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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