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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56 와각지쟁/와신상담/요령부득/욕속부달

by 독거성자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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蝸 角 之 爭

달팽이 와  뿔 각     어조사 지  다툴 쟁

와각지쟁: 달팽이 뿔에서 다툼: 매우 사소하고 무의미한 다툼


전국 시대 魏위나라 혜왕이 齊제나라 위왕을 치려고 중신들과 응징책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 없이 논쟁만 지루하게 계속되었다. 그러자 혜왕은 도교의 현인인 대진인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진인은 혜왕에게 말했다.

"달팽이의 왼쪽 뿔 위에 觸촉씨, 오른쪽 뿔 위에 蠻만씨가 각각 나라를 세우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서로 다투어 전쟁을 벌였는데 전사자가 수만에 이르고, 도주하는 적을 추격한 지 보름 만에야

전쟁이 멎었다고 합니다."

혜왕이 "그런 엉터리가 어디에 있소?" 하고 반박하자 대진인은 말을 이었다.

"땅 위의 아무리 큰 나라라 하더라도 우주에서 보면 그야말로 티끌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주의 무궁함에 비추어 볼 때 제나라가 위나라와 싸우려는 것이나, 촉씨와 만씨가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 장자 칙양편 -



臥 薪 嘗 膽

누울 와   섶나무 신   맛볼 상    쓸개 담

와신상담: 섶나무 위에 누워 쓸개를 맛보다: 원수를 갚기 위해 어려움을 참고 견딤


춘추 시대, 오나라 왕 합려는 월나라 왕 구천과 싸워 크게 패한 후 목숨을 잃었다.

죽기 전 합려는 아들 부차에게 구천을 쳐서 대신 원수를 갚아 줄 것을 당부했다.

부차는 왕이 된 후 부친의 유지를 잊지 않기 위해 장작 위에 자리를 펴고 잤으며臥薪,

방문 옆에는 사람을 세워두고 출입할 때마다 "부차야, 아비의 원수를 잊었느냐!" 하고 외치게 했다.

월왕 구천이 이 소식을 듣고 쳐들어왔으나 오나라에 대패하고 말았다.

치욕스런 항복을 하고 갖은 고역 끝에 고국으로 돌아온 구천은 복수를 위해 항상 곁에다 쓸개를 두고

늘 핥아 쓴 맛을 보며嘗膽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와신상담은 부차의 와신臥薪과 구천의 상담嘗膽이 합쳐져 된 말로,

원수를 갚거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사기 월왕구천세가, 십팔사략 -


要 領 不 得

허리 요     목 령      아니 불   얻을 득

요령부득: 사물의 중요한 부분을 잡을 수 없다: 사물의 본질을 잡지 못하고 주변을 맴돎


기원전 2세기 한나라 무제 때 흉노는 최대의 골칫거리였다. 

무제는 장건이라는 관리를 서북쪽 오랑캐의 나라 월지에 파견해 흉노 협공을 요청하고자 했다.

장건은 수행원을 이끌고 원정에 나섰지만 곧바로 흉노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는 포로가 되어 흉노국에서 10년 동안 살다가 가까스로 서방으로 탈출해 월지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월지 왕의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당시 월지의 속국이었던 대하국까지 찾아가 보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이 일에 대해 역사서에서는 "장건은 끝내 맡은 일에 대해 월지의 요령을 얻지 못했고要領不得, 

체류한 지 1년이 지나 귀국길에 올랐다." 고 적고 있다.

장건은 귀국 도중에 또 흉노에게 잡혀 1년이 넘게 억류되어 있다가 13년 만에야 장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欲 速 不 達

바랄 욕  빠를 속    아니 불     이를 달

욕속부달: 빨리하고자 하면 이르지 못한다: 어떤 일을 급하게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하게 됨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공자의 제자 자하가 거보라는 곳의 장관이 된 뒤 공자를 찾아와 정치하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빨리 하려고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지 말아라. 서두르다보면 일이 오히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작은 이익을 탐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없다."

욕속欲速이란 빠른 행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성과를 보려는 성급한 마음을 의미한다.

어떤 일이든 마음이 조급해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디 하더라도 한 가지씩 서서히 올바르게 이뤄 나가야만

바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 논어 자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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