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34 백년하청/백락일고/백면서생/백문불여일견

by 독거성자 2020. 12. 30.
반응형


百 年 河 淸

일백 백    해 년     물 하       맑을 청

백년하청: 백년이 지나도 황하는 맑아지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일이 이루어지지 않음.


춘추시대 중엽인 기원전 565년, 소국인 鄭정나라가 대국 楚초나라의 속국인 蔡채나라를 침공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초나라가 대규모의 군사를 보냄으로써 정나라는 존망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신하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지만 초나라에 항복해 위험을 피하자는 화친론과,

또 다른 대국 晉진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해 싸우자는 주전론이 팽팽히 대립해 결론이 쉽게 나지 않았다.

이때 대부 자사가 나서며 말했다.

"인생은 짧아서 황하의 흐린 물이 맑아지기를 평생 기다려도 소용이 없다는 周주나라의 시가 있습니다.

진나라의 구원군을 기다리는 것은 우리에게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일 뿐입니다. 그러니 일단 초나라에 항복해

안위를 도모하는 게 옳을 듯 합니다." 

결국 정나라는 초나라와 화찬해 위기를 모면했다.

 - 춘추좌씨전 양공팔년조 -


伯 樂 一 顧

맏 백     즐거울 락    한 일    돌아볼 고

백락일고: 백락이 명마를 돌아보다: 재능있는 사람도 이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한다.


周주나라 때 사람 손양은 말에 관한 한 전문가였다. 말에 대한 지식이 워낙 탁월해 사람들은 그를

전설에 나오는 천마를 주관하는 별자리 이름을 따서 백락伯樂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말장수가 명마 한 필을 팔려고 시장에 끌고 나갔지만 사흘이 지나도 아무도 사지 않자

백락을 찾아와 정확한 감정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백락은 몇 차례 말의 주변을 돌며 자세히 훑어본 뒤

돌아가려다 아까운 듯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최고의 말 전문가가 말을 살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분명 구하기 힘든 준마라고 여겨 서로 사려고 다투었고 말값은 순식간에 열 배나 올랐다.

 - 전국책, 한유의 잡설 -


白 面 書 生

흰 백     얼굴 면     책 서       날 생

백면서생: 글만 읽어 얼굴이 하얀 사람: 세상 물정에 어둡고 경험이 없는 사람


남북조 시대에 남조의 송나라는 북조의 북위와 대랍하고 있었다. 449년에 북위가 송나라를 선제 공격해 오자

송나라의 황제 효무제는 이때가 숙적 북위를 공격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효무제는 문신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북위를 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문신들은 군사동원에 찬성했다.

이 자리에는 무관으로 많은 공을 세운 심경지라는 장수도 있었다. 심경지는 북벌 실패의 전례를 들어

출병을 반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폐하, 농사일은 종에게 맡기고 바느질은 아녀자에게 맡기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적을 치고자 하시면서 백면서생白面書生들과 논의하고 계시니 어찌 이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효무제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출병을 강행했다가 크게 패하고 말았다.

 - 송서 심경지전 -


百聞不如一見

흰백   들을 문   아니 불  같을 여 한 일  볼 견

백문불여일견: 백번 듣는 게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


전한 제9대 황제 선제 때 서북 변방의 강족이 반란을 일으켰다. 한나라 군사는 필사적으로 싸웠으나

패하고 말았다. 이 문제로 고심하던 선제는 토벌군을 파견하기로 하고 사령관으로서 조충국 장군을 임명했다.

당시 조충국은 76세의 고령이었지만 오랑캐와의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원기 왕성한 백전노장이었다.

토벌 방법에 대해 묻는 선제에게 조충국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보다 못합니다百聞不如一見. 군사에 관한 일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알 수 없는 법이니 신을 진지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현지 사정을 살펴본 후 전략을 세우겠습니다."

그는 현지를 조사한 후 기병대를 동원하는 것보다 둔전병 제도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의 말대로 시행한 후 반란은 일 년 안에 진압되었다.

 - 한서 조충국전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