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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33 배반낭자/배수지진/배수진/배중사영/백구과극

by 독거성자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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杯 槃 狼 藉

잔 배   쟁반 반     어지러울 랑  어지러울 자

배반낭자: 술잔과 쟁반이 어지러이 흩어짐: 한창 술 마시고 노는 모양 , 술자리가 끝난 이후 난잡한 모습


전국시대 齊제나라 위왕은 순우곤이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오자 주연을 베푼 뒤 그를 치하하며 물었다.

"그대의 주량은 얼마나 되는가?'

'한 되를 마셔도 취하고 한 말을 마셔도 취합니다."

하고 순우곤이 대답했다.

"한 되만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 말을 마실 수 있다는 말인가?" 

하고 왕은 물었다.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어려운 자리에서는 몇 잔 마시지 못합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마시면 대여섯 되,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마시다가 흥에 겨워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지고杯盤狼藉 곁에서 여인이 옷을 풀어 헤칠 때면

한 말을 마셔도 취하지 않습니다. 폐하, 술이 극에 달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기는 법입니다."

말뜻을 깨달은 왕은 그 후 술을 마실 때는 항상 순우곤을 대동했다고 한다.

 - 도연명의 잡시 -


背 水 之 陳

등 배   물 수      어조사 지     진칠 진

배수지진: 물을 등지고 진을 치다: 어떤 일에 결사적인 각오로 임하다


한나라 유방이 항우와 천하를 다툴 때의 일이다. 한나라군의 총사령관 한신은 유방의 명령으로

조趙나라로 쳐들어갔다. 하지만 한신의 군대는 2만에 불과해 조나라 군대의 20만에 비해 턱없이 열세였다.

정면 대결로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한신은 일부러 강을 뒤로 하고 진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2천명의 기병을 조나라 군의 성채 바로 뒤쪽에 매복시킨 후 적군이 성채를 비우면 이를 점령하도록 명령했다.

다음 날 싸움이 시작되자 조나라 군대는 수의 우위를 믿고 총공세로 공격해 왔다.

한신은 못이기는 척 거짓 패주해 배수진 쪽으로 후퇴했다. 이곳에서 한신의 군대는 죽기를 각오하고

필사적으로 싸웠다. 맹공을 견디지 못한 조나라 군대가 성으로 복귀하려 했으나 이미 한나라 기병들에게

점령당하고 만 후였다. 조나라 군대는 큰 혼란에 빠졌고 승리는 한신에게로 돌아갔다.

흔히 배수진背水陳이라 일컫는다.

 - 사기 회음후열전 -


杯 中 蛇 影

잔 배    가운데 중    뱀 사     그림자 영

배중사영: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스스로 고민함


晉진나라의 악광이라는 사람이 하남 태수로 있을 때 일이다.

자주 놀러와 술자리를 함께하곤 하던 친구가 갑자기 발길을 끊고 찾아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악광이 친구를 찾아가 이유를 물었다.

친구는 "전에 자네와 술을 마실 때 내 술잔 속에서 뱀을 보았네. 기분이 상했지만 그냥 마셨지.

그 이후로 몸이 좋지 않네." 하고 대답했다.

악광은 집으로 돌아와 술을 마시던 곳으로 가 보았다. 그 방의 벽에는 활이 걸려 있었는데

거기에 뱀 그림이 그려져 있는게 보였다. 연유를 안 악광은 친구를 다시 초대해 일전에 앉았던

자리에 앉힌 뒤 술잔 속에 뭐가 보이는지 물었다. 

친구는 "지난번과 같이 또 뱀이 보이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악광은 웃으며 말했다.

"잘 보게. 그건 저 벽에 걸린 활에 그려진 뱀 문양일세."

친구는 그제서야 병이 씻은 듯 나았다.

 - 진서 악광전, 풍속통의 -


白 駒 過 隙

흰 백    망아지 구   지날 과    틈 극

백구과극: 흰말이 문틈으로 지나가는 순간을 언뜻 봄: 세월이 덧없이 빠르게 흘러감


장자  지북유에 실린 다음과 같은 글에서 비롯되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마치 흰말이 문틈을 지나가는 것 같아서 순간일 뿐이다.

세상에 나와 무성하게 번성하지만 결국은 물이 흐르듯 고요히 스러져 버리고 만다.

변화에 따라 태어났다가 변화에 따라 죽을 뿐. 화살이 활집에서 빠져 나가고 칼이 칼집에서 빠져 나가듯,

혼백이 육신을 떠나고 곧 육신이 뒤따르니 이야말로 크게 돌아가는 것이다."

사기의 유후세가에는 여태후가 장량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인생은 흰말이 문틈 사이로 지나가는 것과 같이 순식간이다. 어찌해 이처럼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이냐?"

 - 장자 지뷱유, 사기 유후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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