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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29 무산지몽/무용지용/무용지물/묵자비염/문경지교

by 독거성자 2020.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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巫 山 之 夢

무당 무   뫼 산      어조사 지    꿈 몽

무산지몽: 무산의 꿈: 남녀간의 은밀한 만남과 정교


전국 시대, 초의 회왕이 고당관에서 연회를 즐기다가 잠시 낮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저는 무산에 사는 여인입니다. 왕께서 오셨다는 말을 듣고 모시고자 왔습니다.' 라고 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빠진 왕은 운우의 정雲雨之情을 나누었다.

헤어질 때가 되자 여인은 

"저는 무산 남쪽의 험준한 곳에 살고 있는데,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 아래에서 아침저녁으로 머물고 있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이윽고 여인은 자취를 감추었고, 왕은 잠에서 깨어났다.

다음 날 아침 왕이 무산 쪽을 바라보자 산봉우리에 아름다운 구름이 걸려 있었다.

왕은 여인을 그리워하며 그곳에 조운묘朝雲廟라는 사당을 짓게 했다.

 - 문선 송옥 고당부 -


無 用 之 用

없을 무   쓸 용     어조사 지    쓸 용

무용지용: 쓸모 없는 것의 쓰임: 언뜻 보아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도리어 크게 쓰임


장석이라는 목수가 사당 앞에 서 있는 상수리나무를 보게 되었다.

크기는 소 수천마리를 가릴 정도였고 굵기는 백 뼘, 높이는 산을 굽어볼 정도였다.

또 배를 만들 정도의 가지만 해도 여남은 개가 되었다.

그러나 장석은 그 나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쳤다.

제자가 그에게 달려가서 물었다.

"이만큼 훌륭한 나무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냥 지나치시니 어찌 된 일인지요?'

그러자 장석은 대답했다.

"됐다. 그건 쓸모 없는 나무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을 짜면 썩고,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문을 만들면 수액이 흐르고, 기둥을 만들면 좀이 슬 것이니 재목으로는 쓸 수 없다.

아무 데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에 저렇게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무용지물無用之物과 의미가 상통한다. 무용지물에 대한 해석이 무용지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장자 인간세편 -


墨 子 悲 染

먹 묵      아들 자   슬플 비    물들일 염

묵자비염: 실이 염색되는 것을 보고 묵자가 슬퍼하다: 습관에 따라 사람의 성품의 좋고 나쁨이 결정됨


어느 날 묵자는 실에 물을 들이는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염색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묵자는 탄식하며 슬퍼했다. 

스승의 모습을 지켜보던 제자 한 명이 슬퍼하는 연유를 묻자 묵자는

"내가 탄식한 이유는, 아무런 색도 없는 실이 파란 물감에 물들이면 파란색,

노란 물감에 물들이면 노란색이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감에 따라 실의 색깔도 변해

매번 다른 색깔을 만들어내니 물들이는 일이란 정말로 조심해야 할 일이다.

사람이나 나라의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물들이는 방법에 따라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 묵자는 어진 신하를 얻어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린 예로 순舜임금, 우禹임금, 은의 탕왕, 주의 무왕 이야기를,

그리고 간신의 사악함에 물들어 폭군이 된 예로 하의 걸왕, 은의 주왕, 주의 여왕, 유왕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 묵자 소염편 -


刎 頸 之 交

목벨 문   목 경      어조사 지   사귈 교

문경지교: 목을 베어줄 수 있을 정도의 절친한 사귐: 사로 죽음을 함께할 수 있는 막역한 사이


전국 시대 때 조나라 사람 인상여는 여러 공적들로 조나라의 기둥 격인 염파 장군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자 분개한 염파는 언젠가 만나면 혼내 주겠노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염파를 피해 다녔다. 이를 부끄럽게 여긴 부하들이 그를 떠나려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염파보다 더 무서운 진왕도 혼낸 사람이다. 내가 염파를 두려워하겠느냐? 

진나라가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염파와 나 때문이다.

두 호랑이가 싸우면 결국은 모두 죽게 된다. 그래서 피하는 것이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염파는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는 웃통을 벗고 형장을 짊어지고 인상여를 찾아가 벌을 청했다.

인상여는 염파를 용서햇고, 이후 둘은 문경지교를 맺었다.

 - 사기 염파인상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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