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고사성이 26 망국지음/망매해갈/망양지탄/망운지정

亡 國 之 音

망할 망   나라 국     어조사 지   소리 음

망국지음: 나라를 망치는 음악

춘추 시대 위衛나라 영공이 진晉나라로 가는 도중 복수 강변에 이르자

이제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영공은 멈추어서서 그 소리를 듣다가 악사 사연에게 음악을 악보로 잘 베껴 두라고 일렀다.

진나라에 도착한 영공은 평공 앞에서 악사에게 그 곡을 연주하게 했다.

진나라의 악사 사광은 음악을 듣고 깜짝 놀라 황급히 연주를 중단시키며 말했다.

"이것은 망국의 음악입니다亡國之音. 연주해서는 안됩니다."

영공과 평공이 노라 그 사연을 묻자, 사광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날 은나라 폭군 주왕에게는 사연이라는 악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주왕은 사연이 만든

신성백리라는 음란하고 사치스러운 음악에 도취해 주지육림을 즐기다가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사연은 악기를 안고 복수에 빠져 죽었는데,

그 후 복수에서는 누구나 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음악을 망국의 음악이라고 해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 한비자 십과편 -

望 梅 解 渴

바랄 망   매실 매    풀 해     목마를 갈

망매해갈: 매실을 생각하며 갈증을 풀다: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

위왕魏王 조조가 대군을 거느리고 장수를 정벌하러 가던 중이었다.

때는 무더운 여름날이었는데 마실 물이 떨어진 군사들은 목이 말라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이 모양을 당황스럽게 바라보던 조조는 묘책을 생각해 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산 너머에는 커다란 매실나무 숲이 있다. 지금이면 매실이 가득 열려 있을테니까

조금만 더 가면 목마름을 풀 수 있을 것이다. 모두들 힘을 내라."

이 말을 들은 조조의 군사들이 입안에는 절로 침이 고였고 기운을 되찾아 진군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물이 있는 곳에 이르게 되어 조조의 군사는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조조의 뛰어난 재치와 지도력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잔꾀로 사람을 속이는 예로써 인용되기도 한다.

 - 삼국지연의 -

望 洋 之 歎

바랄 망  큰바다 해  어조사 지  감탄할 탄

망양지탄: 넓은 바다를 보고 감탄하다

황하를 다스리는 신 하백은 자기가 다스리는 강의 넓고 풍부함에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물결을 타고 동쪽으로 흘러가 북해에 닿았다. 그곳의 해신 若약은 하백을 반가 맞아 주었다.

한없이 넓은 바다를 본 그는 입을 딱 벌렸다. 

"세상에는 황하 말고도 이처럼 큰 강이 있었구나." 

하백은 이제까지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살아온 자신이 부끄러웠다.

"저는 북해가 크다는 말을 듣고도 지금까지 믿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제 생각이 짧았음을 깨닫지도 못했을 겁니다."

북해의 신은 웃으면서 말했다.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모르고, 여름벌레는 거울의 얼음을 모르는 법입니다.

이제 당신은 큰 바다를 보고 자신의 식견이 좁았음을 깨달았으니 이제야말로 큰 이치를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장자 외편, 추수편 -

望 雲 之 情

바랄 망   구름 운   어조사 지   뜻 정

망운지정: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워하다: 멀리 떠나온 자식이 어버이를 그리는 정

당나라 때 적인걸은 성품이 강직하고 청렴해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다.

그러나 후일 내준신의 모함으로 측천무후에 의해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그가 병주의 범조참군으로 부임할 때의 일이다. 당시 그의 부모는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하양 땅에 머물고 있었다. 

종종 태행산에 올라 고향 쪽을 바라보던 그는 어느 날 한 조각 흰구름이 외로이 떠 있는 걸 보고

옆에 있는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 부모님께서는 저 구름 아래 살고 계시겠지." 

그리고는 흰구름을 쳐다보면서 부모님을 생각하고望雲之情 비탄에 잠겼다.

후일 측천무후는 다시 그를 재상으로 등용했고, 재상이 된 후 그는 부패한 정치를 바로잡아

측천무후의 신임을 얻었다.

 - 당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