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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이 20 단사표음/당동벌이/당랑거철/대공무사

by 독거성자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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簞 食 瓢 飮

대광주리 단  밥 사  표주박 표  마실 음

단사표음: 대광주리 밥과 표주박 물: 매우 소박하고 청빈한 생활


공자는 일생 동안 3천 명의 제자를 두었는데 그 중 가장 총애했던 제자는

안회였다. 자공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깨우칠 정도의

수재였으며聞一知十, 학문을 좋아해 나이 29세에 벌써 백발이 되었다.

그런데 그는 무척 가난했다.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 했으며 지게미(술 찌꺼기)조차

배불리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가난에 굴하지 않고 늘 낙천적으로 살며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안회를 보고 공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질구나, 안회여! 한 소쿠리의 밥과 표주박 하나의 물로 누추한 곳에 살면

다른 사람은 그 근심을 견뎌내지 못할텐데, 안회는 즐거움을 잃지 않는구나!"

그러나 그는 가인박명佳人薄命이란 말처럼 서른하나의 젊은 나이에 아깝게도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그의 죽음에 공자는 통곡하면서 하늘이 자신을 버렸다고

애절하게 울부짖었다고 한다.

 - 논어 옹야편 -


黨 同 伐 異

무리 당   같을 동     칠 벌     다를 이

당동벌이: 같은 사람은 편들고 다른 무리는 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기 집단의 이익을 꾀하고 다른 집단은 흠집냄


후한 때 황제가 어린나이로 자리에 오르면 섭정을 맡은 태후의 친인척인 외척들이 실권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후일 황제가 장성한 후에는 이들을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는데, 이때 그 중심이 된 세력이 바로 환관이었다.

환관들은 결속력이 유달리 강하고 책임이나 정치적 경륜보다는 자신들의 이해에 민감한 편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는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기 마련이었다.

유교적 교양을 쌓은 선비들도 이들의 농단으로 국정이 문란해지는 것을 막고자 명망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렇게 외척과 환관, 그리고 선비 집단이 서로 물고 물리는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집단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이를 가리켜 당동벌이黨同伐異라 한다.

딱 현재의 한국사회와 같다. 옳고 그름은 뒷전이고 자기와 이해관계가 맞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편을 먹고 거기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조건 적폐,토착왜구,수구세력,친일파,친미사대주의자 등으로 낙인을 찍어 비난하고 배척하는 

형세가 딱 당동벌이 그 자체다.


- 후한서 당동전 -


螳 螂 拒 轍

사마귀 당 사마귀 랑  막을 거  수레바퀴 철

당랑거철: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음: 제 분수도 모르고 천적에게 들이대는 무모한 행동


회남자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느날 춘추시대 제齊나라 장공이 수레를 타고 가는 도중 벌레 한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를 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맹랑한 놈이구나. 저것이 무슨 벌레인가?"하고 묻자, 마부가 대답했다.

"사마귀라는 벌레입니다.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을 모르는데, 제 힘은 생각하지도 않고

적에게 마구 덤비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러자 장공은 

"저 벌레가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천하의 용맹한 사나이였을 것이다. 미물이지만 용기가 가상하구나!"

하며 수레를 돌려 피해갔다고 한다.

문선에 보면 삼국시대가 시작될 무렵 진림이란 사람이 군웅들에게 띄운 격문에 나온다.

"조조는 덕을 잃어서 의지할 인물이 못됩니다. 지금 조조의 태도는 사마귀가 분수를 모르고

거대한 수레바퀴를 막으려 하는 것螳螂拒轍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 회남자 , 장자 천지편, 한시외전 권팔, 문선 -


大 公 無 私

큰 대  공변될 공     없을 무    사사로울 사

대공무사: 큰 일에 사사로움이 없다: 일처리가 개인적인 감정이 없고 공정하고 바르다


춘추 시대 진晉나라 평공이 기황양이라는 신하에게 물었다.

"남양현에 장長 자리가 비어 있는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적당하겠는가?"

기황양은 주저하는 기색 없이 즉시 대답했다.

"해호를 보내면 반드시 훌륭하게 임무를 해낼 것입니다." 

평공은 놀라서 물었다.

"그대는 해호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어찌하여 해호를 추천하는 것인가?" 

기황양이 대답했다.

"저에게 물으신 것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에 관한 것이지, 

해호가 제 원수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여 임명된 해호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얼마 후, 평공이 다시 물었다.

"지금 조정에 자리가 하나 비어 있는데 누가 적임자인가?"

기황양은 대답했다.

"기오가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공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기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니오? 어찌 아들을 추천할 수 있소?"

"누가 적임자인지를 물으신 것이지, 기오가 제 아들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이 아닙니다."

기오 역시 모든 일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하여 칭송을 받았다.

 - 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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