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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이 19 누란지위/능대능소/다기망양/다다익선

by 독거성자 2020.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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累 卵 之 危

쌓을 누    알 란      어조사 지   위태할 위

누란지위: 알을 쌓은 듯 위태로움


전국 시대 종횡가의 한 사람인 범수는 위나라 중대부인 수가의 부하였다.

범수가 책사로서 수가보다 두각을 나타내자 이를 시샘한 수가는 

범수가 제나라와 내통하고 있다고 재상 위제에게 거짓으로 고해 바쳤다.

모진 고문을 당하고 옥에 갇힌 범수는 탈옥한 뒤 진秦나라 사신 왕계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왕계는 범수를 진나라고 데리고 가 소왕에게 천거하며 이렇게 말했다.

"범수는 천하에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는 진나라의 정치에 대해 말하기를

'진나라는 알을 모개 놓은 것처럼 위태롭다 累卵之危 하지만 나를 기용하면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글로써 전할 수는 없다' 

라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가 데리고 온 것입니다."

 - 사기 범수 채택열전 -


能 小 能 大

능할 능  작을 소    능할 능      큰 대

능대능소: 큰일 작은일 가리지 않고 능숙함


큰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 또는 남들과 사귀는 수완이 능함을 이르는 말이다.

'독수리는 파리를 못 잡고, 날면 기는 것이 능하지 못하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이 모든 일을 두루 능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작은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은

큰 일을 맡겨도 곧잘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작은 일에 통하는 이치가 대체로 큰 일에도 통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말로는 능하고 뛰어난 솜씨와 익숙함이란 뜻의 능수능란能手能爛, 거침없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의

자유자재自由自在 등이 있다. 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그에 알맞게 그 자리에서 일을 처리함을 이르는 말인

임기응변臨機應變은 진서晉書 손초전에서 손초를 평해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방책이 뛰어났고, 임기응변에 끝이 없었다" 라고 한 데에서 유래하였다.

 - 사기 공자세가 -


多 岐 亡 羊

많을 다   갈릴 기     망할 망     양 양

다기망양: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양을 잃다: 학문의 길이 많아 진리를 찾기 어려움


양자는 전국 시대 위나라의 사상가다. 어느날 양자의 이웃집 양 한마리가 도망쳤다.

이웃집 사람은 물론 양자의 하인들까지 양을 찾는데 총동원되었다.

이 소동을 보고 양자가 물었다.

"단 한마리의 양을 찾는데 어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뒤쫓는 거요?"

이웃집 사람은

"양이 도망간 쪽으로 갈림길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얼마 뒤 모두들 피곤한 몸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갈림길을 지나면 또 갈림길이 있어서 양이 어디로 도망갔는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양자는 그 뒤부터 묵묵히 앉은 채 침묵했다. 표정도 진지해서 웃는 얼굴 한 번 보이지 않았다.

체자들은 이런 스승의 태도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훗날 한 제자가 그에 대해 묻자 양자가 대답했다.

"단 한마리의 양이라 할지라도 갈림길이 많아 헤매게 되면 결국 잃어버리고 만다.

학문의 경우도 그렇다. 목표를 잃고 많은 학설들에 빠져 방황한다면 그 또한

무의미한 일이 아니겠느냐."

 -열자 설부편, 장자 변무편 -


多 多 益 善

많을 다  많을 다    더할 익    좋을 선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한나라 고조 유방이 천하를 통일할 때 가장 큰 공을 세운 일등공신은 한신이었다.

하지만 통일이 완성된 왕실로서는 위협이 되는 존재였기에 낙양으로 온 뒤 회음후로 좌천되었다.

어느 날, 유방은 한신을 불러들여 여러 장군들의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렇게 물었다.

"과인이 지휘할 수 있는 군대의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겠는가?"

한신은 

"10만 명을 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떠한가?"

"신의 경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런 그대가 어쨰서 과인의 포로가 되었는가?" 

유방의 물음에 한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폐하께서는 병사의 장수가 아닌, 장수의 장수이십니다.

즉 병사들보다 장수들을 더 잘 지휘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폐하의 일은 하늘이 내리는 것으로

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 사기 회음후열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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