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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11 교주고슬/교칠지교/교토삼굴/구밀복검

by 독거성자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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膠 柱 鼓 瑟

아교 교   기둥 주     두드릴 고  거문고 슬

교주고슬: 기러기발을 아교풀로 붙여 거문고를 연주한다: 규칙에 얽매여 융통성이 없음


조나라에 조사라는 훌륭한 장군이 있었다. 그에게 괄括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매우 영리해 병법에 능했다. 하지만 전쟁이란 이론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조서는 세상을 떠나며 나라에서 아들을 대장으로 삼지 않도록 말려 달라는 유언까지 했다.

효성왕 때 진秦나라가 침략해 왔다. 백전노장인 염파가 나가서 막았지만 싸우지 않고 그저 지킬뿐이었다.

이에 진나라에서는 "염파가 늙어서 싸우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며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 말을 믿은 조나라 왕은 신하 인상여가 "이름만 믿고 그를 대장으로 임명함은 마치

기둥을 아교로 붙이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하며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괄을 대장으로 

임명하고 말았다. 대장이 된 조괄은 참모들의 의견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작전을 전개했다가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사기 염파 인상여 열전 - 


膠 漆 之 交

아교 교   옻 칠      어조사 지   사귈 교

교칠지교: 아교와 옻칠처럼 끈끈한 우정


백낙천과 원미지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과거에 함께 급제해 교서랑으로 함께 일한 동료였으며, 

신악부라는 문예혁신 운동을 함께 펼친 문학의 벗이기도 했다. 함께 했던 그들은, 815년 

권세가들의 미움을 받아 좌천되면서 헤어졌다. 이역만리 객지에서 친구를 그리워하던 백낙천은

원미지에게 편지를 썼다. 

"4월 10일 밤 낙천 쓰다. 미지여! 미지여! 그대의 얼굴을 보지 못한 지 3년이나 지났구나.

그대의 편지를 받지 못한 지도 벌써 2년. 길지 않은 인생에 이렇게 떨어져 있어야 하다니.

아교와 옻칠의 마음을 품고서도 서로 먼 곳에 있구나" 아교로 붙인 것은 서로 떨어지지 않고,

옻을 칠한 것은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교칠지심膠漆之心이란 아교와 옻과 같은 마음이란 뜻이니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를 의미한다.

- 백낙천의 여원원미지서 -


狡 兎 三 窟

교활할 교  토끼 토     석 삼         굴 굴

교토삼굴: 슬기로운 토끼는 3개의 굴을 판다: 만일을 위해 대비책을 마련하는 준비성


齊제나라 귀족 맹상군은 식객 삼천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풍환이란 사람이 있었다.

풍환은 설薛 땅의 백성들이 맹상군에게 진 채무를 면제해 줌으로써 맹상군을 노엽게 만들었다.

그 후 일년 뒤, 맹상군은 새로 즉위한 민왕에게 미움을 사서 재상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도망치는 몸이 되었다. 막막해진 그를 풍환은 일전에 은혜를 베풀었던 설 땅으로 모셨고

그곳 백성들은 환호하여 기쁘게 맞아들였다.

희색이 만연해진 맹상군에게 풍환은 이렇게 말했다.

"예로부터 지혜로운 토기는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 구멍을 3개나 파둔다고 했습니다.

이제 한 개의 굴을 뚫었을 뿐입니다. 주군을 위해 앞으로 2개의 굴도 뚫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후 풍환은 탁월한 기지를 발휘해 맹상군을 재상의 직위에 복직시키고, 제나라 선대의 종묘를 

설 땅에 세움으로써 조정에서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었다.

-사기 맹상군 열전 -


口 蜜 腹 劍

입 구     꿀 밀         배 복      칼 검

구밀복검: 입에는 꿀을 담고 뱃속에는 칼을 품다: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 속은 음흉함


당나라 황제인 현종은 어진 군주였지만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그는 양귀비의 미색에 빠져

국사를 돌보지 않게 되었다. 이 때 이임보라는 간신이 있었는데, 항상 현종 측근에 있으면서

인사권을 한 손에 쥐고 나라의 정치를 자기 마음대로 했다. 그의 사람됨이 워낙 간교하고 음흉해

모두가 그를 두려워했다.  그는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겉으로는 미워하는 내색을 

결코 하지 않았고, 도리어 임금에게 천거함으로써 상대방을 안심시킨 뒤에 뒤로 공작을 꾸며

밀어내는 수법을 쓴 것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

-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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