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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이 8 고성락일/고침안면/곡학아세/공중누각

by 독거성자 202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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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 城 落 日

외로울 고   성 성    떨어질 락     날 일

고성낙일: 외딴 성과 지는 해: 세력이 다하고 남의 도움이 없는 외로운 처지


왕유의 칠언절구 송위평사에서 비롯된 말이다.

평사는 죄인을 다스리는 벼슬이름이다. 

시의 제목은 '위평사를 보내며' 라는 뜻으로 위평사가 장군을 따라 국경 밖으로 떠나는 것을 노래했다.

"장군을 따라 우현을 잡고자 모래땅에 말을 달려 거연으로 향한다

멀리서 짐작해보매 한나라 사신이 소관 밖에서 고성에 지는 해를 수심에 잠겨 바라보겠구나"

우현은 흉노의 대장, 거연은 신강성 접경 지대의 지명, 소관은 진의 북쪽에 위치한 관문을 의미한다.

풀이에서 보듯 고성낙일이란 원래 요새 밖에서 보는 외로운 성과 기울어 가는 해, 

즉 쓸쓸한 풍경을 노래한 것이지만 지금은 보통 매우 외로운 처지를 나타내는데 쓰인다.

- 왕유의 송위평사 -


高 枕 安 眠

높을 고   베개 침    편할 안    잘 면

고침안면: 베개를 높이 해 편히 잠: 근심 걱정없이 살아감


전국시대에는 많은 종횡가가 활약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소진과 장의다.

소진은 약한 여섯 나라가 단결해 강한 진나라에 대항해야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합종책을 주장한 반면,

장의는 합종책을 버리고 진나라와 동맹해야만 나를 보전할 수 있다는 종횡책을 내세웠다.

하지만 말이 동맹일 뿐 내용은 사실상 진나라에게 항복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진나라 혜문왕의 신임을 받은 장의는 진나라의 무력을 배경으로 이웃나라들을 압박했다.

특히 혜문왕 10년에 직접 진나라 군사를 이끌고 위나라를 침략하기도 한 장의는 나중에는

위나라 재상이 되어 애왕에게 진나라와의 연합을 종용한다.

"진나라를 섬기면 초나라나 한나라가 감히 공격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로부터의 걱정이 없다면

대왕께서는 베개를 높이 해 편안히 주무실 수 있고(高枕安眠) 나라에도 아무 근심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위나라 애왕은 진나라와 동맹을 맺었다.

-전국책 위책, 사기 장의열전 -


曲 學 阿 世

굽을 곡  배울 학   아첨할 아    인간 세

곡학아세: 학문을 왜곡하여 세상에 아첨한다: 학문의 정도에서 벗어나 세상에 아부한다.


원고생은 전한 경제 때의 학자였는데, 무제 때에도 다시 부름을 받게 됐다.

엉터리 학자들은 어떻게든 황제의 뜻을 되돌리려고 원고생의 험담을 늘어놓았지만

무제는 그 중상모략을 물리치고 원고생을 등용했다.

원고생과 함께 공손홍이라는 소장 학자도 초빙 받았다.

공손홍은 원고생을 늙은이라고 깔보고 무시했지만 원고생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이렇게 말했다. 

"공손자는 부디 자기가 믿는 학설을 왜곡해 세상의 속물들에게 아부하지 말기 바라오"

이 말을 들은 공손홍은 원고생의 훌륭한 인격과 풍부한 학식에 감복해

크게 뉘우치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 사기 유림열전 -


空 中 樓 閣

모래 사    위 상       다락 루    층집 각

공중누각: 가공의 사물, 현실성이 없는 것


송나라 학자 심괄은 일종의 박물지인 몽계필담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등주는 사면이 바다에 접해 있으며, 봄과 여름에는 먼 하늘에 떠 있는

성곽의 누대를 볼 수 있다. 이 고장 사람들은 이것을 가리켜 해시海市라고 한다"

해시는 바다의 도시란 뜻으로 신기루를 의미한다. 청나라 학자 적호는 통속편에서

심괄의 글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요즘 말과 행동이 허구에 찬 사람을 일컬어 '공중누각'이라고 하는데

이말을 인용한 것이다"

종합해 보면 하늘에서 보이는 기상 현상인 신기루를 가리켜 공중누각이라 부르고,

이것이 발전해 나중에는 진실성이 없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몽계필담 -

여담으로 흔히들 아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은 모래위의 누각이란 뜻으로 기초가 부실함을 

가리키기 때문에 허상을 가리키는 공중누각과는 뜻이 전혀 다르다.

사상누각은 출처가 불명확하며 실제 출전이 있는 것은 몽계필담에서 나온 공중누각이니

혼동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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