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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지식

이야기 고사성어 5 검려지기/견토지쟁/결자해지/결초보은

by 독거성자 202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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黔 驢 之 技

검을 검   당나귀 려   갈 지      재주 기


검려지기: 검주에 사는 당나귀의 재주: 자기의 기술이 별것 아님을 모르고 함부로 행동하다가 욕을 당함


옛날 검주黔州 땅에는 당나귀가 없었다. 어느 날 호기심 많은 어떤 사람이 당나귀 한마리를 

배로 운반해와서 산중에 풀어 놓아 먹이며 키웠다. 

어느날 산속을 거닐던 호랑이가 이 당나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당나귀를 처음 본 호랑이는 자신보다

덩치 큰 이 동물을 신기하게 여기고 숲 속에 몸을 숨기며 가만히 동정을 지켜봤다.

눈치를 살피며 당나귀에게 접근해 보기도 했지만 도무지 그 정체를 알 길이 없었다.

그때 당나귀가 갑자기 소리 높이 울었고, 그 소리를 들은 호랑이는 당황해 황급히 도망쳤다.

며칠이 지나자 그 우는 소리에도 익숙해지고 별로 무서운 것도 없어 보였다.

용기를 얻은 호랑이는 당나귀의 본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 일부러 뛰어 보았다.

그러자 화가 난 당나귀는 호랑이에게 뒷발질을 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당나귀에게 그 밖에 아무 기량도 없음을 알게 된 호랑이는 당나귀에게 덤벼들어

순식간에 잡아먹고 말았다.


- 유종원의 삼계(三戒) - 


犬 兎 之 爭

개 견       토끼 토     갈 지      다툴 쟁


견토지쟁: 양자의 다툼에 제3자가 힘들이지 않고 이익을 봄


전국 시대에 齊제나라 왕이 魏위나라를 치고자 했다. 그러나 그를 섬기고 있던 전략고 순우곤은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하며 왕을 말렸다.

"옛날 한자로 라는 발빠른 개와, 동곽준 이라는 민첩한 토끼가 있었습니다. 

한자로가 동곽준을 잡기 위해 뒤를 쫓았는데, 커다란 산 둘레를 세바퀴나 돌고 꼭대기까지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다섯 번이나 했습니다. 마침내 둘 다 힘이 다해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자 이 때 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던 농부가 그걸 보고는 두 마리를 자루에 넣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제나라와 위나라는 오랜 기간 대치하던 중으로 서쪽에는 강력한 晉진나라와 남쪽에는 대국 초楚나라가

위치해 있었다. 순우곤은 만일 두나라가 다시 전쟁을 벌이면 제3자인 진나라나 초나라가 가만히 있다가

힘들이지 않고 이득을 취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경계한 것이었다. 비슷한 말로는 어부지리漁夫之利가 있다.


-전국책 제책편 -


結 者 解 之

맺을 결      놈 자    풀 해      어조사 지


결자해지: 맺은 사람이 그것을 풀다


조선 인조 때 학자 홍만종이 문학평론집 순오지에서 속담을 한역漢譯해 "맺은 자가 그것을 풀어야 하고,

일을 시작한 자는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고 풀이한 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개념이 인과응보다. 불교에서는 자신이 쌓은 나쁜 업을 해결하지 않으면

그 업이 다음 생에도 그대로 이어져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경계했다.

그래서 새끼를 꼰 자가 이를 풀어놓지 않으면(結者解之) 결국에는 그 줄에 자신이 묶이고(自繩自縛)

만다는 것이다.

- 순오지(旬五志) -


結 草 報 恩

맺을 결      풀 초      갚을 보    은혜 은


결자해지: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다: 은혜가 사무쳐 죽어서도 잊지 않고 갚음


춘추 시대 진晉나라의 위무자는 병에 걸리자 본처의 아들 위과에게 자기가 죽고나면 첩을 다른 곳에

시집보내라 했다. 하지만 위독한 지경에 이르자 말을 바꾸어 산 채로 자기와 함께 묻어줄 것을 당부했다.

위무자가 죽자 위과는 "병이 위독하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법이다. 아버지가 맑은 정신일 때 하신 말씀을 따르겠다"

하고는 서모를 개가시켜 드렸다. 후에 환공이 진나라를 침략해 왔다. 보씨 지역에 있던 위과는 맞서 싸웠으나

크게 패한 후 진을 굳게 닫고 전전긍긍했다. 

그날 밤 꿈에 위과는 "청초파" 라고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었다. 하늘의 계시라 생각한 위과는 다음 날 싸움에서

적장 두회를 청초파로 유인했고 두회는 그곳에서 엮인 풀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날 밤 한 노인이 꿈에 나타나 말했다. "나는 네 서모의 아버지다. 내 딸을 순장하지 않고 구해준 데 대해

혼령으로나마 은혜에 보답한 것이다"

- 춘추좌씨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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