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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글쓰기

범죄와의 전쟁으로 본 한국의 '꽌시'

by 독거성자 202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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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으로 본 한국의 '꽌시(關係)'

관계(關係)를 중국어로 꽌시 라고 발음한다.

중국어에서 꽌시는 그냥 관계가 아니라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언어 개념으로는 학연,지연,혈연 같은 '아는 사이,친한 사이'를 가리킨다.

중국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 꽌시가 없으면 출세할 수 없고 일이 잘풀릴 수 없다.

개인의 능력에 반드시 이 꽌시가 붙어줘야만 성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중국의 꽌시가 중국만의 것일까?

아니다. 사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꽌시가 있게 마련이다.

개인주의가 기본 바탕인 유럽,미국 등 서양문명이라고 꽌시가 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개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시험'은 거꾸로 당나라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개념이다.

그전의 유럽은 스승으로부터 제자로 , 개인과 개인의 '꽌시'에 따라 공직에 진출하거나 관직을 이어받다가

문서로 시험을 보는 개념을 동양으로부터 수입한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서양은 기독교 원리에 기반하고 있어서 개인은 오직 신으로부터만 구원받는 존재이기에

개인주의가 뿌리를 단단히 박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중국은 예나 지금이나 꽌시가 출세의 핵심이다. 여기다가 국가체제가 공산주의다 보니

공산주의의 집단적 성격은 중국 전통의 꽌시를 더 강화시킨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중국의 꽌시는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볼수 있다.

가장 쉬운 예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보면 짤로 돌아다니는 유명한 장면에서도 알수 있다.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내가 임마 느그 서장이랑 밥도 먹고 사우나도 같이 가고 할거 다 했어 임마'

라는 대사처럼 범죄를 지어서 경찰서에 끌려온 주제에 경찰서장과의 '꽌시'를 들억이며 수갑을 찬 상태로

형사의 뺨따귀를 날리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그 부패한 공무원 최익현은 자기 자식을 법조인으로 출세시키며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 수첩을 꺼내보이며 그것이 금은보화나 다름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 수첩에는 돈과 권력에 가까운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뺴곡하게 적혀 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우리안에 남아있는 학연,지연,혈연 등에 얽힌 부패하고 타락한 인간 관계, 꽌시를 그대로 보여준다. 거기에 대한 가치판단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를 것이다.

현실적으로 학연,지연,혈연 없이 어떻게 하란 말이냐. 학연,지연,혈연이 있으면 한결 편하게 출세할 수 있는데 그것을 욕할 거이냐.

라고 항변하면 그것도 삶의 방식이므로 반박하기도 머쓱해진다.

다만 영화 범죄와의 전쟁처럼 불법하고 부도덕한 꽌시는 없어져야 한다는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서로 의지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인간 사회에서 관계는 어쩔 수 없이 생겨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도 욕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중국식 '꽌시'가 되어 반칙,부패,타락의 길을 가서는 아니 될 것이다.

중국공산당의 '꽌시'는 보시라이의 내연녀가 당했던 끔찍한 죽음처럼 파멸로 가는 길을 늘 열어두고 있다.

중국공산당 서기관이었던 보시라이의 내연녀가 의문사 당했고 인체의 신비전에 쓰였다는 의혹이 있다.

한국도 그와 유사한 살벌한 '꽌시'가 정치,경제에 널려있다.

제발 이제는 중국식 꽌시를 그만하자.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도래 했다.

이제 더이상 남의 능력에 기생하는 꽌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무엇을 해야 할지 우리 개인들은 각자 고민해야하는 시대다.

확실한건 꽌시에 의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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