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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만화는 왜 어려울까?

by 독거성자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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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왜 어려울까?

만화와 음악의 재능적 차이

음악는 해본사람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타고난 재능과 강력한 금전적 후원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도구,장비의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소위 레슨이라고 부르는 학습비용도

일반 공교육만 받고 바로 사회취업한 사람들로서는 놀라울 만큼 비싸다.

그렇기에 음악은 속된 말로 정말 할사람들만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헤비메탈의 레전드 '라우드니스' 이들은 메탈리카와 데뷔시기가 비슷하다!

라우드니스

1980년대 전설적 헤비메탈 그룹이자 거의 유일한 동양인 밴드였던 일본인들로 구성된 라우드니스의

보컬 니이하라 미노루가 직접 재능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한마디로 아무리 연습을 해도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어느 수준 이상을 넘기 힘들다는 것이다.

임창정

같은 말을 한국가수 임창정도 한 바 있다.가수는 타고난 재능이9이고 나머지1을 연습으로 메꾸는 것이고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힘들다고.그만큼 음악이란건 천부적 재능이 요구된다.

그에 반하여 만화는 만화가들 스스로조차 흔히 말하길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긍정한다.

그림에 대한 재능이 없어도 만화는 순수미술과는 달리

어떤 정해진 그림실력이 필수가 아니기 떄문이다.

사실이 그렇다.

 

만화의 특이한 조합성

만화는 글과 그림의 합성이다.

글은 기승전결의 입체적인 이야기를 담아야 해서 문학적 재능의 영역이고

그림은 반드시 꼭 그런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미술 재능이 있으면 유리하다.

그런데 문학과 미술 양쪽에 다리를 걸치다보니 반드시 양쪽을 다 잘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단순한1+1의 조합이 아니라 양자의 정반합의 승화의 개념이라 보기 때문이다.

그림을 못그려도 글이 즉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되고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대신 그림을 기똥차게 잘그리면 그것도 밥먹고 사는데 지장없다는 말을 듣는게 바로 만화다.

이렇게만 보면 만화가 상당히 쉬울거 같지만

그렇게 만만해보이기 때문인지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고 일자리는 적기에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

 

개그만화의 난세(亂世)

철저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뿐이지만 현재 한국만화시장은 개그만화의 난세라 본다.

과거에는 개그만화는 만화독자들의 폭넓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유명한 개그만화짤이 유행했고 웃음의 코드를 위아래 다양한 연령대가 비교적 폭넓게 공유했기에

개그만화가 설 자리가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웃음을 잃어가는 사회분위기탓인지 개그만화는 철저하게 특정 연령 특정 계층 독자들만을

타겟으로 하는 매니악한 장르로 전락해가는 느낌이다.

나이와 직업,성별에 관계없이 누가봐도 재미있고 웃기는 개그만화란것은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남을 웃긴다는게 개그맨만 어려운게 아니라 개그만화 작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육체 노동과 정신 노동의 화학적 결합

만화는 참으로 특이하게도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 화학적으로 결합된 형태다.

이야기를 만드는 정신노동도 힘들지만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 것 역시 대단히 육체를 지치게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근육이 아니라 손과 눈과 뇌의 신경세포를 가혹하게 혹사하지 않고는 마감을 지킬수 없는 혹독한 세계라 하겠다.

그래서 스토리작가와 작화 작가로 분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양자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기가 개인적 친분이 있든 없든 결코 간단치 않다.

하긴 음악도 밴드들의 경우 얼마나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이 많던가.

 

 

자율과 나태

만화는 왜 어려울까 오랜세월 생각해본 결과 나의 결론은 간단하다.

만화는 개인의 창작이라는 점에서 자율이 필수적인데 막상 해보면 나태로 빠지기 쉽기 때문에 만화가 어렵다.

 

 

그래서 요새는 회사에서 팀을 짜서 일반 직장인들처럼 각자 업무를 분할하고 전문적으로 하는 추세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변화에 끼고 싶어도 나이가 많고 내공이 부족하여 끼지 못하는 입장에서 너무 부럽다.

좌우지간 만화는 근본적으로 개인이 창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책임지는 자율이 있어야 하고 늘 나태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해야만 한다.

변화무쌍하고 냉혹한 시장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문화소비부터 줄이거나 없애버린다.그리고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만화를 보는 매체가 빠르게 변하다보니 만화시장도 그 변화가 매우 심하고 빨라서 만화가들 입장에서는

그 변화에 적응하기가 냉혹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독자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누구의 강요에서가 아니라 순전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로운 소비를

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만화 매체와 시장의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이제는 심지어 스크롤도 귀찮아 하는 세대로 바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앞으로 언제 어떻게 또 만화시장이 요동칠지 알수는 없으나

그 변화에 적응하면서 자율적으로 노력하는 자만이 만화시장에 살아 남을 수 있으리라.

 

적자생존

누가뭐래도 자칭타칭 만화왕국인 일본은 물론 세상의 변화에 어느 나라 족속들보다 먼저 빠르게 변화하는 나라지만

만화만큼은 워낙 그 뿌리가 깊고 기둥이 탄탄하여 결코 망하지 않을거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랬던 일본도 요새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스크롤만화가 나오고 있다.그래도 그 변화의 폭이

한국처럼 심하진 않다고 일단 보인다.

한국은 출판만화는 일찌감치90년대에 사양길로 접어들었고21세기 현재는 스크롤 웹툰 시장조차도

유투브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빨아들이다보니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영상의 시대로 올거라고 해서 그림연습에 치중했는데 언젠가부터

이제는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라고 말이 바뀌길래 또 스토리를 잘짜기 위해 소설을 보며 연구하고 있는데

이젠 또 다시 동영상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어가는 형국이다.

단기 학습 마스터가 불가능하는것이 문화예술이다.

그런데 세상은 단기학습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숨이 막히고 머리가 아파지는 세상.

그러나 시장은 그러한 변화에 적응한 자들만이 살아남는다.

적자생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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