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리뷰

언데드 백과사전(1)

by 독거성자 2020. 10. 29.
반응형

언데드 백과사전

언데드란?

여기 소개하고자 하는 책 제목은'언데드 백과사전'이다.

얼핏 언데드라 하면 게임,특히 워크래프트에 나오는 언데드 종족의 캐릭터를 연상할 수 있다.

이미 워크래프트가 출시한지 오래되어 잊혀져가고 있겠지만 언데드를 캐릭터의 일종으로 잘못 알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정의가 궁금했다.

사전을 찾아보면undead로 말 그대로 죽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걸 우리말로 번역하면 뭐가될까?

귀신?유령?죽어야 하는데 안죽었다는 말이니 적합치 않고

시체?괴물?강시?언데드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면 비슷해 보이겠지만 언데드는 딱히 괴물도 아니고

중국식 움직이는 시체는 강시는 영환도사의 지령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으니 딱 들어맞지 않으면 물론 시체도 아니다.

 

이렇게 보니 언데드의 딱맞는 번역어가 찾기 어렵다.

그래서 책 제목도 영어발음 그대로 언데드 백과사전이라 한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언데드는 그냥 언데드로 번역하는게 맞다고 본다.

 

언데드의 포괄적 의미

언데드 백과사전의 저자,밥 커랜(Bob Curran)은 언데드를 인간의 공포를 자아내는 존재로서 매우 포괄적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서구세계에 알려진 무섭고 괴기스러운 존재를 총칭하는 의미로 언데드로 통칭하고 있다.

그렇게 언데드의 뜻을 폭넓게 잡다보니까 뱀파이어,늑대인간,좀비 등 유명한 귀신,괴기는 거의 다 섭렵하고 있어

서구인들이 생각하는 귀신+괴물,즉 언데드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정리하면 결국 크게 두가지로 분류

역사적으로 나타난 언데드의 사례를 살펴보고 있는데 책의 목차가 워낙 간단한 제목으로만 되어 있어 책의 페이지가450페이지를 거뜬히 넘기는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기억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간단하게 얼개만 분석해보면 결국 저자,밥 커랜이 정리한 언데드는 사실상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시체를 먹는 사람들이라던지 딱히 분류하기 어려운 엽기적이고 괴기스러운 사례도 많지만

결국 서구인들의 뇌리에 공포로서 이미지 형상화된 것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주요 테마라 할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좀비와 구울도 있지만 그것은 서구인들에게 상대적으로 최근에 알려진 새로운 언데드이고 서구역사에 나타난다고 보긴 어렵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놀라운 역사적 사례

뱀파이어든 늑대인간이든 그저 인간의 공포가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이라고 치부하기 쉽다.

글쓴이도 물론 그렇게 생각했다.상상과 과장이 만들어낸 허구의 존재라고.

그러나 저자 밥커랜이 열거하는 역사적 사례를 보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결코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역사에 상당부분 근거하고 있고 그러한 사례는 중세부터 무려20세기까지도 면면히 이어져온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음에 놀라게 된다.

 

우리에게 처녀귀신,몽달귀신이란 무엇인가?아무런 역사적 사례도 없고 그저 전설의 고향 이야기쯤으로 치부하는

말그대로 상상과 허구의 세계일뿐 이다.

한국인에게 귀신이란 그저 재미를 위한 이야깃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그만큼 한국인은 현세적이다.

 

반면 기독교 전통이 고대부터 현재까지 뿌리깊게 이어져온 서구인들에게 언데드는 허무맹랑한 상상에 그치지 않고

매우 그럴듯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악마와 언데드

기독교는 그 교리 자체가 천사와 더불어 악마의 존재를 명시적으로 그것도 아주 중요하게 묘사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악마의 구체적 형상화의 전통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으로 집약되는 언데드의 세계를 창조해 온 것이다.

저자 밥커랜은 주관적 감상은 배제하고 역사적 사례를 담담히 서술하고 있는데

흥미위주의 귀신이야기에 익숙한 한국적 정서로 보자면 매우 구체적인 사례가 아주 많은 것에 적잖이 놀라게 된다.

 

이건 마치 빵을 간식으로 먹기에 달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추구하는 한국인이

서양의 오리지널 빵의 무자극적인 맛에 어색해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연상된다.

 

아무튼 악마는 순수한 악의 육화라고 한다면 언데드는 우리네 귀신과 비슷하게 일단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떠한 이유로

죽지 않고 인간의 피를 빨거나 인간을 잡아먹는 존재라는 점에서 악마와는 분명한 개념 차이가 있다.

 

 

드라큘라 최초의 영화 드라큐라 역을 한 벨라 루고시

뱀파이어의 대명사는 역시 드라큘라다.사실 드라큐라라는 단어 대중적으로는 더 친숙했던거 같은데 요새는 드라큐라라는 특수명사보다 뱀파이어라는 일반명사가 더 자주 쓰이는 분위기로 보인다.

 

아무튼 이 드라큐라는 유럽의 어느 독립왕국의 군주였던 블라드3세가 이교도,즉 투르크족과 싸우면서 그 적의 시체를

창끝에 꽂아 세워서 적의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는 실제 역사에 상상을 보태어 만들어진것으로 유명하다.

 

드라큐라의 원조 모델인 블라드3세는 블라드 째빼쉬 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째빼쉬는'말뚝으로 박은자'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 블라드 째빼쉬는 잔인했지만 자국민들에게는 훌륭한 왕으로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고 하며

블라드 째빼쉬가 했던 정도의 잔인함은 그 당시 다른 나라 사례와 비교해서 특별할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고 한다.

블라드 째뺴쉬가 인간의 피를 마셨다는 기록도 없고 왕국 주민들의 평판도 좋았는데 그 시체꽂아 공포전술을 쓴것때문에 드라큐라의 조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드라큐라는draccula의 합성어인데drac은 정령이라는 뜻도 있지만 용이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drac+cula는 용의 아들이란 뜻이라고 한다.

 

서양에서 용이란 동양의 신령스런 상상의 존재인 용과 달리 자주 악마의 화신으로 등장하기에 용의 아들이란 말도

자연스럽게 악마적 속성을 가진다고 볼수 있다.

그러니까 대충 비교하자면 서양의 용은 동양의 용보다는 차라리 호랑이에 더 가깝다.

 

물론 호랑이도 용맹하고 신령스러운 존재로 추앙받기도 하지만

호환이라는 말처럼 무섭고 끔찍한 사람 잡아먹는 괴물로서의 입지도 강한데 서양의 용이 그런 후자의 의미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식인의 역사적 사례가 만들어내는 공포

지금처럼 도처에 전기가 들어가서 불을 밝히는 문명시대가 아닌,해떨어지면 천지가 온통 어둠에 잠기고

집안에서 촛불을 켜 살아야 했던 옛날에는 낯선 곳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았을 것이다.

가난과 배고픔이 일상적이었던 낙후된 지역의 사람들 중에 간혹 이웃을 멀리하고 더 음침한 곳에 살면서

여행객을 죽여서 그 시체를 먹던 일가족이 체포되는 실제 사건이 역사에 기록되면서

이들 식인 가족은 사람들의 공포에 전승되어 늑대인간,뱀파이어 전설에 이야기를 보태게 된다.

가난과 배고픔으로 사람을 잡아먹은 사례는 한국에도 서양 못지 않게 있을텐데도 거기서 파생되는 그 어떤 상상의 산물도

거의 남아있는게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앞서 말했듯이 역시 영적인 세계에 별로 관심이 없는 한국문화의 특질이라 하겠다.

 

반응형

'독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데드 백과사전(2)  (0) 2020.10.29

댓글